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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추억의 골목’으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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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거리 재현한 복고 여행지 인기... 일상의 유적지도 주목, 오감으로 체험


[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복고문화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행지도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공간이 인기다. 옛 골목을 걷고,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당대 히트곡을 들으며 현재의 무거운 짐을 잠시라도 내려놓고 위안을 받는 추억여행지는 가족과 함께 하기도 좋은 아이템이다.


7080의 풍경을 만나는 감성 체험


복고 문화 체험관 ‘추억의 청춘뮤지엄’ 이 지난 7일 개관했다. 양평군 용문사 관광단지에 위치한 추억의 청춘뮤지엄은 골목길 다방 옛날목욕탕 등 1970~80년대를 재현했다. 교복을 입고 춤을 추고, 노래자랑에 참여하거나 손편지를 쓰는 등 다양한 감성 체험이 가능하다.


미니스커트와 장발을 단속하던 거리풍경부터 도시락을 쌓아 두던 난로, 엄마손에 이끌려 목욕탕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까지 70·80년대 평범하게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을 포토존으로 구성했다. 엄마에게 100원 200원 받아 즐기던 달고나와 종이뽑기 대왕엿 제기차기 딱지치기 등 체험 거리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지금은 사라진 버스 안내양과 달고나 만들기 등은 어른들에게는 향수이자 지금 아이들에게는 경험해 본 적 없는 낯선 문화다. 스마트폰도 컴퓨터 게임도 없던 시절 골목 안에는 아이들이 가득했다. 말뚝박기, 제기차기, 땅따먹기, 팽이 돌리기 등 그 시절 골목길을 가득 채웠던 동심이 되살아날 만큼 다채로운 옛 놀이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또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대포집, 양조장, 얼음집, 사진관 등을 재현했다.


청춘뮤지엄 2층으로 올라가면 쿵쿵울리는 음악 소리에 한껏 멋을 내고 걷던 청춘들의 열정이 되살아난다. 트위스트 디스코 등 70년대를 풍미했던 댄스 음악이 흐르는 고고장과 미니스커트 단속에 나선 경찰은 그 시절 젊은이들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익숙한 풍경이다. 주크박스에서는 내가 원하는 음악을 골라 틀어 볼 수도 있다.
관계자는 “60 70년대를 경험했던 5060세대는 물론,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궁금해 하는 1020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드라마 속 달동네의 흔적


순천드라마촬영장은 중년층은 향수에 잠기고 청소년은 드라마 속 달동네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공간이다. 골목길 따라 빛바랜 상점 간판과 담벼락을 서성이면 세월의 온기가 전해지고 촬영장에 들어서면 교복을 빌려입고 1960∼70년대 골목을 활보하는 청춘들과 흔히 마주친다. 추억의 음악실, 이발소, 극장, 옛 상가 등 드라마나 영화의 무대가 된 공간이 향수를 자극한다. 드라마촬영장은 순천 읍내 풍경과 서울 변두리, 그리고 멀리 언덕에 자리한 봉천동 달동네로 만들어졌다.


7080 교복과 교실체험이 20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촬영장에 입장하면 너도 나도 교복을 입고 영화에서 봤을 법한 포즈와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드라마촬영장은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으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 받고 있다.


드라마촬영장에는 올해 3월까지 17만1908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이는 지난해 동기(11만4539명) 대비 50%가 증가한 수치다. 지금까지 드라마촬영장에서는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강남블루스’, ‘허삼관’, ‘해어화’ 등이 촬영됐다.


복고 관광지의 대명사가 된 전남 보성군 득량역의 ‘7080 추억 골목길’도 빼놓을 수 없다. 전남 보성군 득량역은 하루 이용객이 10여명 남짓한 시골 작은 간이역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의 철도 5대 관광벨트 조성 사업 중 하나인 남도 해양관광벨트 구축으로 지난 2013년 관광전용열차(s-train)가 운행 되면서 남도 추억여행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역사 앞 추억의 거리에는 70년대 모습을 간직한 전경과 당시 시대를 엿 볼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일깨워줄 ‘득량 국민(초등)학교’와 그 시절의 그대로의 노른자 둥둥 쌍화차가 준비된 ‘행운다방’, 역전 추억의 거리에서 50년 넘게 문을 열고 있는 이발소, 35년 온기 가득한 떡방앗간, 친구들의 웃는 모습이 아직도 선연한 역전롤러장, 그 시절 그때의 오락실 등이 펼쳐진다.




관광지로 재탄생한 역사적 공간


일상이 관광지가 된 대구 ‘근대문화골목’도 시간여행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일상장소 문화공간화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시작된 ‘대구 근대문화골목 역사 경관 조성’ 사업은 공공디자인을 통해 지역을 문화적·경제적으로 재생시킨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지역은 1920년대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과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던 서상돈 선생의 고택은 물론, 음악가 현진건, 박태준 선생, 화가 이인성 선생 등의 자취와 함께 계산성당 3.1만세운동길 등 역사문화자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이다.


대구 3대 빵집으로 알려진 ‘대구 근대 골목 단팥빵’을 비롯, 골목마다 자리한 추억의 음식들도 관광객을 유혹한다. 최근 야시장을 개장 한 ‘대구 서문시장’에서도 이 단팥빵을 만날 수 있다.


‘서울 미래유산’에 등재된 낙원악기상가도 일상의 유적지다. 1969년 준공된 낙원악기상가는 음악인들의 성지이자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알 수 있는 장소다.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의 악기상점 집결지로서 70·80년대 음악 문화를 선도했다는 데 그 가치가 있다. 이 시기의 낙원악기상가는 단순한 악기 판매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정보 교류, 악기 판매 등 음악산업 전반이 발전할 수 있는 중심 역할을 했다. 이 외에도 도로 위에 세워진 서울 시내의 중심 건물로 기술적으로도 잘 보존되어 있다는 건축적인 측면과 함께 격동의 현대사와 호흡한 초창기 주상복합건물이라는 공간적 가치 또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낙원악기상가는 2012년 4층 야외 광장에 100석 규모의 아트라운지 멋진하늘 공연장을 조성해 야외 콘서트를 여는 등 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상가 뒷골목 등지는 복고적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카페들이 공연과 전시를 겸하며 뜨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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