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검찰이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가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검찰은 앞서 최근 국정원 관계자들과 이 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조사를 통해 국정원이 이 전 의원 측에 억대의 특수활동비를 직접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국회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 하며 "지난 21일 박범계 의원은 다스의 리베이트 자금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자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씨는 대학관광으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매달 230만원씩 3년간 7,200여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이런 리베이트가 문제가 되자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 했다고 폭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동형씨의 사촌 형인 김씨가 운영하는 고철사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은 6억 3000만원을 이상득 전 부의장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런 폭로는 오로지 ‘돈’을 위한 이 전 대통령 일가의 파렴치한 행위를 참지 못한 측근들의 제보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더 이상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정치보복’을 운운하며 사건의 본질을 물타기 해서는 안 된다"면서 "적폐청산은 정쟁의 도구가 아닌 국민의 명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본인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진솔하게 소명하고, 사법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이 이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 전 대통령이 돈과 관련해 파렴치한 행동을 했고 그것을 물타기 하기 위해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MB 저격수'로 불리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김백준이 구속되니 (MB가) 매우 움찔한 것으로 보인다"며 "막다른 골목에서 본인이 검찰에 출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검찰 수사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라"라고 한 것은 증거와 (측근들의) 진술로 이제 더이상 숨어들어갈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어쩔 수 없이 본인이 검찰에 출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 대목"이라며 "역사뒤집기·보복·보수궤멸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보수를 방패막이로 사용해 정치쟁점화 하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MB가) 평창올림픽 뒤에 숨겠다는 진정성 없는 꼼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최 측근들의 연이은 구속과 폭로까지 이어지는 현상이 연출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에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거액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 20일에는 지난 15년간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해 온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 실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근무 당시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10만 달러를 건네받아 당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수행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이 전 대통령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더해 최근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김백준에게 첫 번째 특활비 2억 원을 전달한 뒤 이명박을 독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2년 뒤에 다시 2억 원 상납을 요구받았다"는 진술이 나왔고, 류우익 청와대 대통령실장도 감찰조사에서 "대통령과 김주성의 청와대 집무실 만남을 조율했다"고 실토했다.
정치권 일각의 "최근 일련의 흐름으로 봤을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시간문제가 아니겠느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시절 '상왕'으로 불렸던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수사에 대해 '이명박근혜 심판행동본부'의 백은종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상득은 과거부터 이명박과 같은 부정부패를 저지른 인물이어서 이명박대통령 재임기간에도 여러일에 관여 했겠다는것을 예상했다"며 "이상득 집 압수수색이 들어간걸로 보아 이 일가에 대한 수사진행이 되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상득은) 과거 국민기업 포철을 망가뜨리는데 일조한 인물이 아니던가"라며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비롯해 이 집단이 저지른 부정부패 비리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쥐를잡자 특공대' 심주완 대표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가권력을 가족권력·개인권력으로 사유화하는 이명박·이상득"이라며 "이명박 정부 당시 이상득은 상왕으로 불리기까지 하면서 온갖 비리와 범죄를 저질러왔다"고 분개했다.
계속해서 그는 "이상득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명박 수사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증거"라며 "국정원 특활비를 봐라. 공적자금을 사적자금으로 유용해 온 이명박·이상득 두 형제, 이들의 국가권력에 대한 욕망은 결국 국가의 곳간을 빼먹기 위함이 아니었는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는 적폐청산의 시대다. 이명박과 그 부역자들을 청산하는 것은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