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한국가스공사(이하 공사) 사장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9월 정승일 공사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으로 임명되면서 공석이 된 지 무려 열달 만이다.
그동안 채 전 비서관을 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재공모를 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그러나 결국 이변은 없었다”며 “‘혹시’가 ‘역시’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신임사장이 최종 선임되기까지 논란이 많았다. 정 전 사장 사퇴 후 곧바로 신임사장 공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달 가까이 지난 11월에야 초빙공고가 났다.
이 공모에서 10명이 지원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조석 전 산업부 차관, 김효석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위원장을 최종후보자로 올렸다. 하지만 산업부는 적격 후보자가 없다며 재추천을 요청함에 따라 신임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이 의원이 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두 후보자는 면접심사에서 80점대 중후반의 고득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산업부, 대통령비서실은 후보자들에 대해 “공기업 경영에 부적당하다는 검증결과에 따라 재추천을 요청했다”고만 할 뿐 명확한 부적격판단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 재공모가 시작돼 10명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10월 사임한 채 전 비서관도 포함됐다. 공사 정관은 최근 6개월 이내에 공무원으로 재직한 사람은 지원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정황상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채 전 비서관을 사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일부러 재공모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산업부는 지난 5월 공사에 채 전 비서관,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직무대리를 적격후보자로 통보했다. 공사 이사회는 7월 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채희봉 후보를 신임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은 결국 ‘내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며 “답정너 인사 임명을 위해 주요 에너지 공기업 사장자리를 10개월이나 비워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사는 LNG 인수기지, 천연가스 공급배관망을 건설하고 해외에서 LNG를 수입해 인수기지에서 재기화한 후 도시가스사, 발전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표적 에너지 공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