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TV광고에서 본 내용이다.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한 아내 대신 두 살배기 아기를 돌보며 고군분투하는 초보 육아아빠가 홈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로 육아에 도움을 받는 일상을 담고 있었다.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집 안에 설치돼 있는 CCTV로 울고 있는 아이를 확인한 엄마는 IoT를 이용한 기기로 거실 TV를 켜 만화로 우는 아이를 달래기도 하고, 아빠와 아이가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엄마는 IoT 스위치로 거실 불을 꺼 편안한 잠을 자게 도와준다.
IT기술의 발달이 산업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을 넘어 가정생활과 일상에도 밀접한 영향을 주게 된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그 단계를 훌쩍 뛰어 넘어 IT기술과 많은 산업분야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4차산업혁명을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독일 태생 스위스 경제학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2015년 매거진 <포린어페어>에 기고한 칼럼에서 처음 사용했고, 그가 의장직을 맡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2016년에서도 사용된 용어다. 핵심요소는 AI 등 첨단기술들의 융합을 통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신기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도 다양한 IT기술과 결합해 미래를 위한 다양한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 기술은 농업에 IOT, 빅데이터, 모바일, AI(인공지능)기술 등 첨단 기술의 융합을 통해 농업 전체에 생산성과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스마트팜은 최근 자동화, 지능화 등의 서비스 등을 통해 더욱 다양화 되고 있다. 원격제어를 통해 농가가 요구하는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거나 농가의 노동력을 대폭 줄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마트 팜은 과거 스마트 원예 분야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그 적용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원예, 축산, 유통이다. 아울러 노지에서도 빅데이터, IOT를 기반으로 하는 방제, 시비, 관계 등을 하고 있는 단계에 와 있다.
스마트 원예는 PC나 핸드폰으로 온도 및 습도 조절, 생육상태 모니터링, 등을 원격으로 제어
하고, 스마트 축산은 축사 환경을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도 빅데이터 기반 정보 제공, 먹이 공급, 생육상태 조절 등을 수행한다.
스마트팜은 단순히 사람의 노동력을 줄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수준에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및 인구증가로 인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농업용 로봇, 자율주행 트랙터 같은 응용기술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 농업도 시범단지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스마트팜을 상황에 맞게 보급하고 적용하고 있다.
고령화, 집약화 등 현재 농업이 마주한 상황에 따라 농가의 노동력을 절감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미래 농업을 준비하기 위한 스마트팜, 4차산업으로서의 농업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필자가 평생 몸담아온 농협에서도 최근에는 농업인 들이 I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을 활성화하고 젊은 후계농업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는 농협도 농업인과 조합원들에게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지원과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정부도 4차산업혁명 기술이 농정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되고 농정 목표 달성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라는 접근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사례와 같이 단기적인 목표에 치중해 통계의 오류에 빠져들지 말고 중기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 농업의 미래를 준비할 비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끝으로 중소농, 고령농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과 장비가 보급돼 4차산업혁명의 혜택이 고루 퍼질 수 있는 농촌이 되길 기대한다.
◇이성희는...
1971~1997 경기 낙생농협 입사, 상무, 전무
1998~2008 낙생농협 조합장(3선)
2003~2010 농협중앙회 이사(2선)
2008~2015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3선)
2016 23대 농협중앙회장선거 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