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민스님 활동중단..'비난' 현각스님 칭찬 "70분간 통화..혜민, 아름다운 사람"[전문]
[ 시사뉴스 홍정원 기자 ] 방송에서 서울 자택을 공개해 부동산 논란에 휩싸인 혜민스님을 공개 비난한 현각스님이 말을 바꿨다.
현각스님은 16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혜민스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성실한 인간이다"고 밝혔다.
현각스님은 "오늘 아침 일찍 혜민스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상호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 찬 70분간의 통화였다"며 "우리 둘 다 같은 일에 열정적으로 전념하고 있다. 바로 불교적 수행이다"고 썼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수행을 항상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저 역시 저 자신의 수행이 타락하도록 허락한 것에 대한 실망감을 공유했다"고 했다.
이어 "영적인 삶은 비행기와 같다. 그 여행에서 끊임없는 경로 수정과 적응이 요구된다. 난기류가 생길 수도 있다"며 "저 또한 그 계획에서 여러 번 벗어났고 인간이라 때로는 계속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그(혜민스님)나 다른 누구보다도 낫거나 순수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혜민스님과 나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부처의 뜻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이것은 2500년 불교 전통의 선림(수행승들이 모여 참선하는 사찰)들이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것이다"며 "아무도 우리에게 이 일을 실수 없이 완벽히 할 수 있는 최선의 매뉴얼을 제공하지 못했다. 말할 수 없이 강력해진 이 매체에 더 익숙해진 사람들로부터 받는 비판과 지적에 늘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현각스님은 "오늘 아침 대화에서 혜민스님과 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고 서로 연락하면서 나누고 배우며 지내기로 했다"며 "제가 조계종에 속해 있든 아니든 그는 언제나 나의 영원한 도반(道伴)일 것이고 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매우 존경한다"고 작성했다.
앞서 혜민스님은 지난 7일 tvN '온앤오프'에 출연해 서울 삼청동 자택을 공개해 집 소유 논란에 휩싸였다. 절이 아닌 자택에서 살며 명상 앱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 기업에도 출근하고 여러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방송에서 공개됐다.
방송 이후 평소 서적과 강연을 통해 무소유를 강조하며 유명해진 혜민스님이 무소유가 아닌 삶을 산다며 네티즌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현각스님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혜민스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비난했다. 그는 "석(속)지마,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일 뿐이다"고 비판했다.

이후 혜민스님은 15일 밤 자신의 SNS에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本分事)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며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작성했다.
다음은 SNS에 게재된 혜민스님 활동중단 선언 글이다.
혜민입니다.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습니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큽니다.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습니다.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