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최종 경선 시간표를 확정했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당초 노리던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율 상승)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 끝에 예비경선 후보자 발표를 오는 26일, 본경선 참가자 확정은 2월5일이라고 밝혔다. 이후 본경선에 진출하게 될 4명의 토론회를 거쳐, 당의 최종 후보자는 오는 3월4일 선출된다.
경선 일정을 짜는 과정에서 가장 눈길이 모였던 지점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여부다. 범야권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안 대표가 야권 연대를 제안했고 후에 당 내외에서 '원샷 경선' 등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함께 경선을 치르려면 입당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후 안 대표가 후보 등록 기간을 앞두고 최종적으로 경선 플랫폼 개방 요구를 한 번 더 내놓았을 때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같은 주장을 견지했다. 안 대표의 입당을 전제로 출마 여부를 가르겠다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정식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안 대표는 입당은 절대 불가하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공당 대표 아닌가.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이고 당원들도 많고 지지율도 10% 정도인 정당인데 당 대표가 탈당하면 지지자들은 내가 야권 후보가 된다해도 안 찍을 거다. 공당 대표에 자기 당을 버리라는 건 굉장히 무리한 요구"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의 예비후보들은 큰 이변 없이 기존에 거론되던 인물군으로 정리됐다. 초반에는 김웅·윤희숙 등 초선의원들이 나서 판을 뒤집을 것이라는 예측도 상당했지만, 이들도 결국 막판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출마를 선언했던 이혜훈 전 의원도 포기하겠다고 밝히며 유력 후보군은 더 좁혀졌다.
이에 따라 결국 이번 국민의힘 경선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 전 서울시장의 양강 구도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10년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싸우던 인물들이 아니냐는 다른 후보들의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인지도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측은 경선 과정의 컨벤션 효과를 통해 선거가 다가올수록 현재 선두인 안 대표의 지지율을 국민의힘 자체 후보가 이길 수 있으리라는 예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대 정당으로서 국민의힘 경선이 분명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하겠지만, 안 대표의 지지율이 견고할 경우 효과가 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