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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과격한 잠버릇,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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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면서 폭력적 행동하는 렘수면 행동장애
정신건강과 신경퇴행성 질환 전조증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수면 중 격렬한 발길질이나 심한 잠꼬대, 욕설 등 과격한 행동 보이면 렘(REM)수면 행동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뇌의 활동이 정지되는 수면단계에서 조절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렘수면 행동장애는 일상적으로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무기력, 두통,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에 시달릴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과 신경 퇴행성 질환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악몽 시달리면 우울증 높아


무서운 꿈을 꿨다고 건강까지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빈번한 악몽은 렘수면 행동장애의 증상 중 하나다. 그리고 이것은 정신건강 이상의 신호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팀과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팀은 70세 이상 노년기에 꾸는 악몽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악몽은 강하고도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기분 나쁜 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사람은 1년에 1회 혹은 그 이하로 꾸는 것이 보통이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50대부터 80대까지 성인남녀 2940명을 대상으로 악몽과 정신건강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심각한 악몽을 꾸는 사람은 대상자 중 약 2.7%, 70세 이상에서는 6.3%로 나타났다. 그 중 사별을 경험했거나, 무직, 소득이 낮을수록 악몽을 꾸는 횟수가 더 잦았으며 이렇게 노년기에 악몽을 빈번하게 꾸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의 위험은 4.4배, 높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가 3.2배, 자살충동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 할 가능성이 3.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철 교수는 “노년이 되면 수면구조와 패턴이 변하고, 수면 중에 꿈을 꾸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과격하게 움직이는 렘수면 행동장애와 같은 수면장애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근육의 힘 조절 뇌간에 문제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김효재 교수팀도 꿈을 꾸다가 갑자기 발길질을 하거나 고함을 치는 수면장애가 있으면 우울증과 감정표현 불능증을 앓을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꿈을 꿀 때 이상행동을 하는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와 일반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렘수면 행동장애가 있을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우울증, 감정표현 불능증 유병률이 각 1.5배, 1.6배 높았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의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우울증과 감정표현 불능증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수면은 비렘수면과 렘수면 단계가 번갈아 4~6차례 반복되며 이루어진다. 잠이 들기 시작할 때부터 깊은 잠에 빠지기까지의 비렘수면 단계에서는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뇌의 활동도 느려지지만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눈꺼풀 밑에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고 뇌가 활발하게 활동한다. 


전체 수면의 약 25%를 차지하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원래 신체 움직임이 거의 없다. 이때 신체 근육의 힘을 조절하는 뇌간에 문제가 생기면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나게 된다. 

 

인지 기능 지속적 저하


렘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이라는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수면센터 윤인영 교수팀은 과격한 잠버릇을 보이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가진 환자의 인지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22명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122명 중 파킨슨병 · 치매로 인해 렘수면 행동장애가 발병됐거나 추적이 불가능한 환자를 제외한 84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환자군의 9%가 렘수면 행동장애를 진단 받은 지 3년 만에 파킨슨병 또는 치매 판정을 받았으며, 18%는 진단 시점으로부터 5년 뒤, 35%는 6년 뒤에 파킨슨병 또는 치매 판정을 받았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 치매에 걸리지 않더라도 나머지 환자군의 46%에서 기억력, 수행능력을 포함한 인기지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됐다는 사실이다.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84명 중 18명은 파킨슨병 또는 치매가 발병됐으며 나머지 66명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비율은 인지기능 저하가 관찰됐다.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 치매에 걸리지 않더라도 상당수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수면 방해 원인 찾아야


렘수면 행동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지속적이거나 강한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원인일 수도 있고 뇌신경계통의 이상이나 수면을 담당하는 부분의 퇴행 등을 꼽을 수 있다. 신경정신과적 약물 남용이나 수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질환도 점검해야한다. 


숙면에 들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렘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면 중 반복적으로 상기도가 폐쇄되면서 호흡이 멈추거나 감소하는 수면무호흡증, 자는 동안 손과 발을 일정 간격으로 움직이는 사지운동증 등이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숙면을 위해서는 과도한 운동이나 게임, 과식을 피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 일어나고 잠드는 규칙적인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15분 이상의 낮잠을 금하고 술과 담배, 커피 등의 카페인을 멀리하는게 좋다. 운동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잠들기 4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잠들기 전에 핸드폰을 보는 습관을 없애고 침실의 소음이나 빛을 통제해야 한다. 


온도나 습도가 맞지 않아도 잠을 깊이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무분별한 수면제 복용은 불면증을 악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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