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4.22 (화)

  • 흐림동두천 16.7℃
  • 흐림강릉 12.4℃
  • 서울 19.2℃
  • 흐림대전 18.7℃
  • 대구 13.3℃
  • 흐림울산 12.5℃
  • 광주 16.3℃
  • 부산 15.0℃
  • 흐림고창 16.3℃
  • 제주 19.5℃
  • 흐림강화 16.0℃
  • 흐림보은 15.3℃
  • 흐림금산 16.5℃
  • 흐림강진군 15.2℃
  • 흐림경주시 11.6℃
  • 흐림거제 13.6℃
기상청 제공

사회

판검사 ‘전관예우’ 갈수록 태산

URL복사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인 ‘전관예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종 근무법원에서 판검사로 있으면서 진행 중이던 사건을 퇴직 후 변호사로 사건을 수임한다거나, 최종 근무지에서 변호사로 개업해 그렇지 않은 변호사보다 사건 수임을 많이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법조계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는 전직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맡은 소송에 대해 검찰이 ‘전관’을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특혜를 말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왔다. 전관예우에 따른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전관’에 대한 특혜관행은 다소 수그러든 점이 없지 않지만, 이들이 사건을 싹쓸이 해 간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관예우’의 실태는 변호사 개업을 한 고위법관들이 퇴직 전 자신이 근무하던 법원의 사건을 퇴임 후 수임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민주당 우윤근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하반기 형사사건 수임건수 상위 20위 안에 들었던 변호사 가운데 17명이 최종 근무법원에서 개업한 판·검사 출신으로 밝혀졌다.
형사사건 수임 건수 1위에 오른 조 모 변호사는 대전지검에서 퇴직한 뒤 이 지역에서 개업해 64건의 사건을 수임 받았다. 2위인 김 모 변호사와 3위 이 모 변호사도 인천지법에서 퇴직한 뒤 인천에서 개업해 각각 62건, 57건의 변호를 맡았다. 민사 사건의 경우도 수임건수 상위 20위 안에 든 변호사들 모두 최종 근무지역에서 개업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판·검사로 일했던 사람이 퇴직 후 최종 근무지에서 개업해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관예우 관행”이라며 “이로 인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물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것이다”고 꼬집어 말했다.
참여연대가 2004~2007년까지 법원장 출신으로 퇴임 이후 변호사 개업을 한 전직 고위 법관들의 사건 수임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퇴임해 개업한 고등법원장 7명과 지방법원장 13명 모두 퇴임일로부터 1년 이내에 최종 근무했던 법원의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전직 고위법관 출신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은 모두 210건으로 이 가운데 형사사건이 155건으로 73.8%에 달한다. 참여연대는 “판결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거나 변호사 선임계 제출일이 확인된 사례만 취합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수임사례가 많을 것”이라면서도 “제한적인 조사방식과 범위에 국한된 이번 조사결과만으로도 그 실태의 심각성은 충분히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퇴직 전부터 ‘끼어들기’ 수임 맡기도
가장 많은 사건수임 사례를 맡은 박행용 전 광주지법원장의 경우 퇴직일로부터 1년 이내에 최종 근무법원의 사건수임 사례가 45건으로 퇴직일로부터 6개월 이내가 31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수임한 사례가 7건으로 나타나 전형적인 전관예우의 실태를 보여줬다.
특히 퇴직일로부터 1개월 이내 초단기간 수임사례가 22건이나 됐다. 2007년 3월 김진기 전 대구고법원장은 퇴직한 지 3일 만에 대구고법에서 진행되는 형사사건 항소심의 변호를 맡아 ‘낯뜨거운 사건수임’의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고 참여연대 측은 밝혔다. 박행용 전 광주지법원장도 6개월 이내 수임 건수도 조사대상 가운데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퇴직한 지 6일 만에 광주지법 형사사건 변호를 맡았다.
퇴직 법원장 출신 변호사들이 퇴직 후 수임한 최종 근무법원 사건 중에는 이들이 퇴직하기 전부터 해당 법원에서 다뤄지는 ‘끼어들기’ 사례도 수두룩하다. 참여연대는 “이는 퇴직 법원장들을 통한 전관예우 효과를 의도한 선임이라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며 이러한 의도에 퇴직 법원장들이 부응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퇴직 법원장 출신 변호사들이 최종 근무법원의 사건을 수임한 사례 중에는 유독 형사사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퇴직일로부터 1년 이내 확인된 사례 210건 중에 형사사건이 155건(73.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광렬 전 서울서부지법원장, 김명길 전 인천지법원장, 안성회 전 서울동부지법원장 등의 경우 조사대상 사례 모두가 형사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관예우는 법조 브로커나 고액 수임료 문제, 사건 처리과정 왜곡과 처리결과에 대란 불신 등의 문제를 양산해 왔다. 법조계에서는 그동안 전관예우 논란을 막기 위해 ‘최종 근무법원 형사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과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의 적용을 더욱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건수임 제한’ 변호사법 개정 절실
실제로 그동안 ‘전관 변호사 최종 근무법원 형사사건 수임 제한 방식’이 제시됐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2004년 9월과 2007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퇴직 2년 내 최종 근무했던 법원이나 검찰청이 담당하게 될 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법률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1989년 헌법재판소가 ‘전관 변호사들의 최종 근무지에서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규정이 위헌이라고 선고한 것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이 조항은 판검사와 군법무관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경찰공무원이 재직 기간 15년 이하일 경우 변호사 개업신고 전 2년 이내의 근무지가 속하는 지발법원이 관할구역 안에서는 퇴직한 날로부터 3년 동안 개업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최종 근무지에서 개업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과 개업은 허용하되 형사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개정안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타당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18대 국회에서도 퇴직 판검사가 퇴직 전 3년의 기간 중 최근 1년 이상 근무한 법원 또는 검찰청의 형사사건을 퇴직한 날로부터 1년 동안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참여연대는 “퇴임 지역 사건 수임은 ‘법조 브로커’나 ‘고액 수임료’ 문제, ‘전관예우’에 대한 의심과 그에 따른 사법 불신 등을 초래한다”며 “국회 계류 중인 전관 변호사의 최종 근무법원 형사사건 수임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대법원은 형사사건 전관 변호사와 6개월 이상 같은 법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법관들로 구성된 재판부에는 가급적 사건을 배당하지 않는다고 예규를 변경했다. 전관의 범위를 더 확대해 말썽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역시 전담 사건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전문 사건은 전담 재판부에 배당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서울 봉천동 아파트 화재 7명 사상, 방화 용의자는 현장서 사망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21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인하여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화재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방화 용의자는 현장 사망자와 동일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봉천동에서 발생한 방화 용의자는 60대 남성으로 복도에서 발견된 소사체와 동일인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불에 탄 변사체의 지문을 확인해본 결과 방화 용의자로 추정하던 사람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방화 용의자는 인화물질 액체를 담을 수 있는 토치 형태의 도구로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인근에서는 해당 도구로 불을 지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방화 전에는 본인이 거주하던 주거지에 유서를 남겼다. 현장에 남겨진 유서에는 "엄마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딸에게는 "할머니 잘 모셔라"는 내용을 남겼다. 아울러 "이 돈은 병원비하라"며 유서와 함께 현금 5만원을 놓아뒀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17분께 봉천동 소재 21층 규모의 아파트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화재 연속 확대와 인명 피해 우려에 8시30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소방 인원 153대와 소방차 45대

정치

더보기
尹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공판 기일 속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2차 공판기일이 21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 2차 공판기일을 속개했다. 이날 오전부터 형사대법정 입구와 뒷편에는 방송 카메라가, 법정 좌우측에 각각 사진기자 4~5명이 배치됐다.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는 첫 공판과 달리 공판 시작 전 언론에 형사대법정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를 허용, 형사 법정에 앉은 윤 전 대통령의 모습이 전 국민에 공개된다.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 동의가 있으면 법정 내부 촬영 신청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동의가 없더라도 촬영 허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할 시에도 허가가 가능하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첫 공판기일과 같이 대통령경호처의 호위차량에 탄 채 지하주차장으로 입정했다. 그는 재판 시작 3분 전에 형사대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첫 기일과 마찬가지로 짙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착용했고 머리는 가지런히 빗어 넘긴 모습이었다. 앞서 출석해 있던 송해은·김홍일·배보윤·석동현·

경제

더보기
농어촌공사, 해외 구매기업 초청 K-농기자재 141억 수출 상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한국농어촌공사는 'K-푸드 플러스(+) 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결과 996만 달러(약 141억원) 규모의 수출 상담을 이뤄냈다고 21일 밝혔다. 농어촌공사는 "국내 농자재 기업 30곳과 함께 수출 활성화 성과를 달성했다"며 "110만 달러(약 15억원)에 달하는 현장 계약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농식품·농산업 수출상담회로,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공사는 농산업 부문을 맡아 유럽, 중동 등 해외 구매기업 10곳을 초청하고 국내기업과 해외 구매기업 간 상담을 연계하는 등 행사 전반을 지원했다. 특히 국내 농자재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 교육을 시행하고 해외 구매기업을 위한 '품목 정보 자료집'을 제작하는 등 현장에서 원활한 상담과 계약이 이어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 단계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상담회에 참가한 태국 구매기업 관계자는 "상담회를 통해 한국기업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확인하고 유의미한 협의를 진행해서 만족스럽다"며 "태국에서 K-농기자재의 수요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내년에도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노 농어촌공사 부사장은 "수출상담회는 농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카카오와 ‘카나나 AI 모델’ 연구개발 협력 위한 MOU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카카오와 AI 모델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4월 초 체결했다고 밝혔다. 21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공공 연구기관과 민간 기술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한국학 분야의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함으로써 한국형 AI 생태계 조성과 모델 정교화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다년간 축적해 온 한국학 전문사전 관련 학술 콘텐츠를 AI 학습 데이터로 제공하고, 카카오는 이를 ‘카나나(Kanana) AI 모델’ 및 관련 연구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카카오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자체 AI 모델 ‘카나나 나노(Kanana Nano)’는 다양한 협력 사례의 필요성 및 그 활용 전망을 보여준 바 있다. 카카오는 ‘카나나’ 개발 과정에서 외부 전문 기관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 한국학중앙연구원과의 협력은 국내 공공기관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가능하게 할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생성형 AI가 단순한 정보 처리 도구를 넘어 한국의 맥락과 정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수준으로 나아

문화

더보기
신체성의 정치성... 마이클 투린스키 ‘위태로운 움직임’ 국내 초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사장 방귀희)은 모두예술극장 해외초청 공연으로 안무가 마이클 투린스키(Michael Turinsky)의 ‘위태로운 움직임’을 5월 1일(목)부터 3일(토)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장애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신체성과 움직임의 정치성을 탐구하는 중요한 무대로서 예술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낸다. ‘위태로운 움직임’은 마이클 투린스키가 장애 신체와 이동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솔로 퍼포먼스로 풀어낸 작품이다. 기존의 무용 언어에서 벗어나 느림, 멈춤, 불균형을 안무적 요소로 삼으며, 신체의 존재론과 움직임의 정치학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시도한다. 공연의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마이클 투린스키는 오스트리아 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체장애를 가진 예술가이자 지적 탐구자로, 현대 무용과 퍼포먼스, 장애, 그리고 정치 및 미학 이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미학, 대중문화에 대한 아이러니한 접근, 음악성과 지적인 깊이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태로운 움직임’은 2021년 네스트로이상 ‘최우수 오프 프로덕션’ 부문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2024년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