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글즈’ ‘음란서생’ ‘킹콩을 들다’ ‘짝패’ 등으로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로 인식돼온 이범수는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외과의사 봉달희’의 ‘버럭 범수’, ‘온 에어’의 ‘훈남 범수’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스타성까지 인정받았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홍길동의 후예’에서 다시 코믹 연기로 돌아온 온 그를 만났다.
영화와 캐릭터 소개를 해 달라.
홍무혁 역을 맡았다. ‘홍길동의 후예’는 홍씨 가문의 활약상을 담은 현대판 의적이야기다. 홍무혁이라는 캐릭터는 기본적으로는 홍길동 가문의 18대 후손이고, 낮에는 평범한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으로 살아가는 자상한 선생님, 또 애인에게는 한없이 로맨틱한 남자이지만 동시에 밤에는 부조리한 방법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사회의 악한 자들의 돈을 훔쳐내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의적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또 홍길동 가문의 규칙에 따라 본인의 정체를 다른 사람에게 들켜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중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런 생활을 해야 하는 부분이 한 인간으로서 참 쉽지만은 않은 일이고 또 여자 친구에게조차 자신의 신분을 감춰야 하는 심리적인 고민과 외로움을 함께 느끼는, 상당히 인간적인 부분도 담고 있는 캐릭터다.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은 정말 우리 주변에 과거의 홍길동 같은 인물이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그래서 우리 사회의 못된 사람들, 과거로 이야기하자면 탐관오리를 멋지게 혼내준다면 얼마나 통쾌하고 재밌을까, 정말 신나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전소설 ‘홍길동’과의 차별 포인트는 무엇인가.
과거의 홍길동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구름을 타고 다니며 연기와 함께 사라지는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이었다면 홍무혁이라는 인물은 좀 더 현실감 있고 실제적인 인물로서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써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다른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의적활동을 하는 스타일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부잣집에 몰래 숨어들어가 봇짐에 돈을 한 가득 훔쳐 나오는 고전적인 스타일이었다면, 홍무혁은 21세기 현대판 홍길동의 후예들로서 어릴 때부터 좀 더 전문적이고 훈련적인 기술을 연마하고 시대에 걸맞게 최첨단 장비도 사용해가면서, 마치 치밀한 첩보전을 수행하듯이 가족들과 함께 팀체제로 의적활동을 수행해나간다. 액션으로 치면 야마카시씬이나 BMX씬을 꼽을 수가 있는데, 나름대로 영화에 공을 들이고 정성을 쏟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시영 씨와 처음 연인 호흡을 맞췄다.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어땠는지 궁금하다.
현장이 너무 즐거웠다. 시영 씨가 쾌활하고 열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서로가 더 능동적으로 호흡을 맞출 수가 있었다.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액션씬 같은 경우에는 물론 육체적인, 물리적인 힘을 요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워낙 철저하게 준비하고 연습을 했기 때문에 무리 없이 탈 없게 잘 마칠 수 있었다. 나 또한 이번 ‘홍길동의 후예’라는 영화가 코믹액션이라는 타이틀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무척이나 매력을 느껴서 참여하게 됐고 기대가 참 많이 된다.
최근에 탄탄한 복근이 화제가 됐다.
아무래도 홍길동의 후예이다 보니까 가문의 특성상 그런 특징을 토대로 날렵하고 무예를 잘하고, 나름대로 완성된 몸을 갖고 있는 그런 인물일 법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 몸을 만들고자 노력을 했고 언론의 몇몇 인터뷰에서 나간 것처럼 두 달 남짓은 밥은 전혀 먹지 않고 샐러드만 계속 먹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체지방을 많이 연소해야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육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이중고가 있었는데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만큼 홍무혁이라는 역할에 근접할 수 있었다면 나에겐 기쁨이었다. 최선을 다했는데, 어떻게 나올지 나도 궁금해진다.
바디수트에 대해서 에피소드나 기억나는 점은.
시나리오를 읽고 즐거운 오락영화가 될법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거리 또한 아주 많은 요소를 차지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내가 맡은 홍무혁이라는 인물의 유니폼인 바디수트가 궁금했다. 당연히 조선시대 사극이라면 그 특유의 유니폼이 있을 텐데, 현대 홍무혁의 유니폼은 어떤 걸까. 헐리우드 영화에서 나오는 영웅들의 유니폼은 대충 어림잡아 볼 수 있는데 많이 궁금했다. 그리고 딱 봤는데, 홍무혁이라는 역할이 장비를 많이 지니고 있어야 하니까 유니폼에 지퍼 같은 것들이 설치돼 있었는데 그게 퀵서비스 배달원 같다는 의견이 있어서 감독님과 상의한 끝에 다시 수정에 들어갔다. 특수한 원단이라 한 번 수정할 때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야 했다. 그 다음으로 나온 디자인을 보니까 해녀복 같은 두텁고 우둔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또 수정을 했다. 그 다음에 나온 디자인은 그냥 수영복 같은 너무나 밋밋한 모양이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바디수트가 나오게 되었다. 재밌는 건 땀은 방출이 안 되고 비는 잘 들어온다. 뒤집어 입어야 하는데 제대로 입어서 그런 효과가 있었던 건 아닐까, 농담 삼아 그런 생각을 해봤다. 이중으로 돼있고 두 겹이라서 입고 벗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공들인 만큼 현장의 많은 분들이 근사하게 봐줘서 감사했다. 감독님과 의상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액션씬은 어땠나.
액션씬은 정말 헐리우드 영화와 견주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찍었다. 우리가 길을 걷다가 혹은 계단을 오르내리다가도 실수하면 다칠 수가 있는데,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면 사고의 위험성을 동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해야 했다. 지금 포스터에 나온 뛰어내리는 장면은 약간의 경사가 있는 고지대에 옥상에서 옥상으로, 뛰고 구르고 뛰는 장면인데 정말 현장에서 보니까 약간 긴장이 되더라. 다리가 후들거리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는데 왜냐면 내가 뛰어야 하는 아래 옥상이 안 보이는 거다. 뛰어갈 때 난간에 발을 딛고 점프하려는 순간에야 바로 아래가 보이는데, 단순히 뛰어내리는 행동이면 착지해야 하는 곳을 빤히 보고 안전하게 착지하면 되는데, 악당을 쫓으면서 시선은 정면을 보되 몸은 아래로 내려가야 하니까, 이게 약간 본능적인 것이라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 농담 삼아 말하자면 그게 한 3~4층 되는 건물들의 옥상을 뛰어다니는 거였는데 옥상과 옥상간의 거리가 1, 2미터는 벌어져 있었다. 까짓 거, 제자리에 서서 맨땅에서 한다면 할 수 있는데 그 높이에서 뛰면서 또 카메라 워킹에 맞춰서 한다는 게 긴장됐다. 떨어지면 죽을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찰과상이나 타박상, 또는 관절염 같은 골절상을 당하면 그게 우리 스케쥴에 영향이 있고 차기 스케쥴의 엉크러짐, 팀원들에 대한 죄송함 ‘남들은 안 다쳤는데 쟤는 왜 다치고 난리야’라고 한다면 그에 대한 죄송스러움 때문에 항상 자신을 집중시키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으로 감독님과 신재명 무술감독에게 꼼꼼하게 준비해주시고 철저하게 지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감상 포인트.
‘홍길동의 후예’의 가장 큰 매력은 오락성이다. 값비싼, 성숙된 웃음과 통쾌함과 신나는 액션 그리고 멜로가 있는 통쾌한 오락영화라는 것을 알리고 싶고 같이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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