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맑고향기롭게가 17일 법정 스님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지난11일 입적한 법정은 두 개의 유언장을 남겼다.
한 가지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것으로 ▲어리석은 탓으로 내가 저지른 허물은 앞으로도 계속 참회하겠다 ▲내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맑고향기롭게에 주어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라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은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출간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상좌들을 위한 유언장이다.
먼저 “괴팍한 나의 성품으로 남긴 상처들은 마지막 여행길에 모두 거두어 가려하니 무심한 강물에 흘려 보내주면 고맙겠다”며 “모두들 스스로 깨닫도록 열과 성을 다해라. 거들지 못하고 떠나 미안한 마음 그지없다”고 운을 뗐다. “내가 떠나더라도 마음속에 있는 스승을 따라 청정수행에 매진해 자신 안에 있는 불성을 드러내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맏상좌인 덕조 스님에게는 “다른 생각 말고 결제 중에는 제방선원에서, 해제 중에는 불일암에서 10년간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 후 사제들로부터 맏사형으로서 존중받으며 사제들을 잘 이끌어라”고 주문했다.
덕인, 덕문, 덕현, 덕운, 덕진, 덕일 스님에게는 “덕조가 맏사형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수행을 마칠 때까지는 물론 그 후에도 신의와 예의로 존중하고 합심해 맑고 향기로운 도량을 이루고 수행하라”고 일렀다.
덕진 스님에게는 “머리 맡에 남아있는 책을 나에게 신문을 배달하는 사람에게 전해주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떠나는 경우 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아라”며 “관과 수의도 마련치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 지체없이 평소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주길 바란다”고 바랐다.
유언장은 이날 오후 1시께 덕현 스님 등 상좌들에게 건네졌으며 이후 맑고 향기롭게에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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