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의 베일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세계일보>가 9일자 신문에서 “천안함 침몰은 北 정찰총국 소행”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우리 군의 한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특히 이번 천안함을 공격한 곳은 대남공작을 총괄하는 북한 정찰총국이고,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중장·사진)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고위소식통은 9일 “이번 사건이 황해도 사곶에 위치한 북한 해군 8전대사령부가 수행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지난해 5월 조직이 확대개편된 북한 국방위원회 산하의 정찰총국이 저지른 테러공작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천안함 인양 후 함체 정밀조사 등을 통해 드러나겠지만 현재로선 북의 소행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전후로 우리가 파악한 정보 상황에 북한군 움직임이 전혀 감지되지 않은 점도 정찰총국의 은밀한 작전수행 때문이라고 본다”며 “서해 수심이 얕아 잠수정이 활동하기 어렵다는 점을 역이용했고 실패를 염두에 둔 작전을 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리군이 이 같은 분석을 한 이유는 1998년 6월 강릉 앞바다에서 꽁치잡이 어선 그물에 걸려 좌초된 북한의 유고급 잠수함 사례를 근거로 하고 있다. 당시 이 잠수함은 좌초 전후로 북한 동해 함대사령부와 교신하지 않은 채 공작원 9명이 전원 자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전 개시 지역은 지난 2일 김태영 국방장관이 언급했던 북한 서해 함대사령부가 있는 남포 아래의 비파곶 잠수함 기지가 유력하다는 것.
이번 사건의 지휘자가 대남공작 전문가이자 북한군 내부에서 신군부로 통하는 김영철 상장으로 보는 또 하나의 근거는 김 상장은 대청해전 직후인 지난해 11월13일 우리 측에 통지문을 보내 무자비한 군사적 보복조치를 언급한바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군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김 상장이 주도했다고 보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 때 북 도발 징후를 사전 인지해 군 수뇌부에 보고했던 한철용 전 5679 정보부대장(예비역 육군 소장)도 “천안함 침몰 전후로 북한의 특이동향이 없었다는 건 잠수정을 이용했다는 것이고, 이럴 경우 동향이 잡히지 않는 게 정상”이라며 “1∼3차 교전에서 수상전으론 더 이상 남한 해군을 압도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서해 8전대사령부가 아닌 정찰총국이 일을 벌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가능성은 90% 확률이 넘고 그렇다면 김영철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를 받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원세훈 국정원장도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만일 북한이 연관됐다면 정찰총국에서 진행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원 국정원은 “북한군의 도발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최근 ‘정밀하고 납득할 만한 증거를 찾으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천안함 침몰 원인 분석에 국제 전문가 참여, 軍 고위소식통의 정보 흘림 등을 고려해 본다면 사실상 북한군의 소행임이 분명해졌다.
다만 이 같은 북한군의 소행이 김정일 위원장의 재가를 받았느냐 아니면 김정은이나 제 3자의 단독 작전이냐의 여부에 따라 남한의 대응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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