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지난달 7일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뒤 지난달 13일 공식 선임했지만 선임 절차와 여러 가지 이유 등에 대한 팬들의 의구심이 커진 상태로 아직도 홍명보 감독 선임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분명 석연찮은 감독 선임절차 속에 감독에 선임되었지만 외국인 코치진 섭외를 위한 해외출장, U-19 국가대표팀 훈련관람 등 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역할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서의 행정적 경험, 각종 프로리그 감독경험 등을 살려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 내어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 이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시절 유독 ‘우리는 하나다’ ‘원팀’을 강조했던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 방안을 존중, 대화, 책임, 헌신이라는 키워드로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선수와 스태프, 선수 간, 스태프 간 수평적 관계를 만들고 오해는 소통 부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서로 간 대화를 해 나가면서 책임, 헌신의 문제를 경기장 안에서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맞다.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여러 종목 여러 장면에서 목격했듯이 20세의 신유빈이 혼합복식경기도중 선배인 임종훈 선수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격려하며 황성훈 코치에게도 작전을 건의하는 모습이 평소에도 코치진과 두 선수간의 대화와 소통이 정말 원활하게 잘 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남자양궁 리커브 3연패를 달성한 멤버 중 한 명인 김재덕이 선배들에게 ‘어디를 조준해라’ ‘파이팅해라’ 소리를 외치고 코치와도 작전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것을 보며 역시 평소에 많은 대화와 소통이 있어왔음을 보여줬다.
남자펜싱사브로종목에서 역시 3연패를 달성하는데 막판 결승전에서 그동안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던 도경동 선수가 혜성같이 나타나 순식간에 연속 5 득점을 하며 결승 승리의 변곡점을 만들어 냈다. 도경동의 깜짝 출전과 그의 신기에 가까운 연속 5 득점의 이면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숨어있다.
도경동은 동료와 코치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었다고 한다. 8강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구본길은 “8강전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도경동에게) 크게 혼났다. ‘형, 왜 자신이 없냐, 자신 있게 해야 한다’고 화를 내더라”라며 “그때 난 많이 약해져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그래 내가 잘할게, 한 번 자신 있게 해 볼게’라고 답했다”고 했다.
세계 경력의 최고참 선배에서 “좀 잘해라”라며 화를 냈다는 도경동 선수는 자기에게 기회가 주어지자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원우영 코치는 “저도 소름이 돋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며 도경동을 교체 투입한 것에 대해 자찬했다. 이어 “경동이가 나가면서 손가락질을 딱 하며 본인을 믿으라고 하더라. 그때 저는 ‘오케이, 됐어’라고 느꼈다”며 “한국이 남자 사브르 팀 세계랭킹 1위를 지키는 데 큰 힘을 보태왔고, 능력이 있는 선수라 믿고 있었다. 그래도 5-0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정말 완벽하게 해 줬다”고 칭찬했다.
스포츠 종목 얘기는 아니지만 한 종편방송이 최근 방영한 ‘서진이네 2’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는 하나’ ‘혼연일체’ ‘대화와 소통’이 경쟁을 앞두거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는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가를 깨닫게 한다.
‘서진이네 2’라는 방송은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라는 도시에서 우리나라 유명 연예인들이 세프, 홀서빙 등을 분담하여 K-푸드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식당의 인기가 너무 좋아 손님들이 매일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 점심 영업이 잠시의 휴식도 없이 저녁 영업을 시작해야 하는 엄청나게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지만, 각자 맡은 파트에서 최선을 다하고 다른 파트가 바쁘면 자기 파트가 아니더라도 내 휴식을 포기하고 협업하여 문제해결을 해 나가는 것을 보며 국내 최고의 연예인들이 ‘내가 누군데’ ‘내일 다 끝났는데’라고 이기적인 행동을 했더라면 식당 영업은 꼬이게 되고 K-푸드 홍보는 어찌 되었을까. 이 역시 ‘우리는 하나’ ‘원팀’으로서의 팀원들 간의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되어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이끌고 주고 당겨주고 받쳐주니까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현재 축구 국가대표는 역대 최강이라고 손꼽히고 있다. 세계적 스타인 손흥민을 비롯,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등을 보유한 막강 팀이다.
‘어대홍’이면 계속 발목 잡고 비판만 하지 말고 화끈하게 지원하고 밀어줘서 오는 9월 5일 3차 예전 1차전부터 전승으로 예선을 통과, 최종예선 통과하여 본선에서도 4강까지 가게 하자.
4강! 우리는 지난 2002년에 한 번 해 본 경험이 있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