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중도보수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여론조사의 문제를 제기하긴 했으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시민의 열망을 저버릴 수 없어 그 결과를 수용하려 한다”고 밝혔다.
홍 교수 역시 앞서 불거진 단일화 갈등에 대해 “단일화를 이루는 과정의 진통임을 절감하며 모든 경선 절차와 결과를 존중하고 승복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 진영 단일화 추진 기구인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도 같은 날 오후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고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다른 4명의 후보들은 이날 한자리에 모여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정 후보는 주요 정책 방향으로 기본 학력 보장과 교육 격차 해소, 역사 교육 강화, 미래 창의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 확대 등을 제시하며 “반드시 승리해서 민주 진보 가치가 대한민국 서울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욱더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양 진영이 모두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제는 어느 진영의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를 쟁취할 지에 대해 교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수 교육계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 후보를 배출하면서 이번 선거의 승리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보수 진영은 지난 2014년과 2018년, 2022년 세 번의 선거에서 모두 단일화에 실패함으로써 선거에 패배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83만 명에 달하는 서울 지역 유·초·중·고교생의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자격과 적격 여부보다는 ‘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어 왔다.
2014년, 2018년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이 각각 3명, 2명씩 출마해 진보 단일 후보였던 조희연 교육감에게 잇따라 패했다. 보수진영은 당시 그런 뼈아픈 경험을 하고서도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또다시 분열하여 보수 후보 3명이 도합 53.2%를 득표했지만, 단일화에 실패해 38.1%를 얻은 조희연 전 교육감이 3선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런 보수진영계가 안양옥, 홍후조 두 후보의 통대위 결정에 전격 승복하는 대승적인 결정에 힘입어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던 단일화후보추대에 성공하면서 이번 선거는 정말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보수진영계에서는 안양옥, 홍후조 두 후보의 살신성인적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도 보수진영계가 패배한다면 교육현장 전문가로 평가받는 안양옥 후보를 제쳐두고 상대적 인지도가 높은 조전혁후보로 단일화하여 패배를 자초했다는 책임을 면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이번 교육감 보궐선거는 오는 10월 11~12일 사전투표, 16일 본 선거를 치른다. 서울시민들도 정권심판론 등의 정치논리가 아닌 서울시 교육을 진정으로 발전시켜 교육백년대계를 실천할 수 있는 후보를 교육감으로 선출해야 한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