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에 따른 병력 부족 문제를 ‘50대·60대 재입대’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관련 게시물이 수백 건 이상 올라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국가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 후 질의응답시간에 ‘인구절벽 문제 해결을 위한 50·60대 군 경계병 활용’ 관련 입법화 계획을 소개했다.
성 의원은 “군부대 주요 시설 인근에서 적의 동향이나 침입자를 감시하는 등의 ‘경계병’ 역할은 군복무 경험이 있는 50·60대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며 “건강한 50·60대는 군에 가서 경계병을 서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의원의 발언이 보도되자 “50·60대들에게 다시 군대를 가라는 것이냐”며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는 반대의견과 ”저출산에 따른 병력부족문제와 노인빈곤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찬성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실 건강한 50·60대를 군대에 다시 가게 하자는 얘기는 은퇴한 50·60대 사이에서 농담처럼 심심찮게 나왔던 터라 국회 국방위원장이 공식 거론하자 병력부족문제 해결과 은퇴 후 일자리 없는 50·60대의 재취업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일석 2조, 일석 N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여성군복무의무화라는 공약을 제시하자 한겨레 신문 기고를 통해 여성의무복무보다는 55~75세 시니어 아미를 만들자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때 최 교수는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 쉽고 효율적인 대안이 있다”며 “자원입대를 희망하는 건강한 시니어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55~75살인 약 691만 명의 남성이 있고 이 가운데 1%만 자원한다면, 약 7만 명의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병사들이 받는 월급까지 지급한다면 20~30만 명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와 성 국방위원장의 주장은 20대 젊은이와 같이 입대 영장을 발부하여 징집하는 것이 아니라 50·60대 군 전역자를 상대로 아웃소싱 형태의 재입대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언론에서 ‘50·60대 재입대’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하니 반대여론이 비등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은 이미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으로 인한 문제점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군복무 인력의 감소, 노인 일자리부족, 국민연금 고갈 등 정말로 심각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개발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부족문제와 50·60대 은퇴자, 노인일자리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50·60대 군대 모병제는 실질적이고도 건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50·60대 은퇴자, 노인일자리 확보 문제는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기 보이기 때문에 일석 N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우리는 60만 대군이라고 했는데 우리 군은 현재 병력 50만 선을 간신히 유지 중이다. 지난달 8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병력 자원은 육군 36만 5,200명, 해군 6만 8,900명, 공군 6만 5,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내년부터 병장봉급이 165만 원에서 205만 원으로 인상되고 하사는 월평균 273만 5,000원을 받게된다. 건강한 50·60대 은퇴자를 대상으로 내년 병장 봉급인 월 205만 원, 주특기에 따라 부사관 봉급인 273만 5,000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체력 및 신체검사, 적성검사, 주특기 검사 등의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후방 주특기(인사, 정보, 보급, 경계 등)를 수행할 ‘시니어아미’를 모병한다면 앞서 최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최소한 7만 명에서 20만 명은 모병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현재 한국의 60대 이상은 1,400만 명에 가까운 수준으로 전 국민의 27.1%를 차지한다. “병력부족문제 해결과 함께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다” “일자리 없는 남성 노년층에게 군대에서 월급에, 숙식까지 제공해 준다면 좋은 정책 아닌가” “50·60대뿐만 아니라 30·40대도 관심 가질만한 아이디어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50·60대 모병제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