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11.24 (일)

  • 맑음동두천 1.6℃
  • 맑음강릉 5.4℃
  • 맑음서울 5.4℃
  • 맑음대전 3.9℃
  • 맑음대구 6.2℃
  • 구름많음울산 6.8℃
  • 맑음광주 6.0℃
  • 구름조금부산 9.0℃
  • 맑음고창 1.0℃
  • 구름조금제주 10.3℃
  • 맑음강화 2.0℃
  • 맑음보은 0.7℃
  • 맑음금산 0.9℃
  • 맑음강진군 4.5℃
  • 맑음경주시 4.9℃
  • 구름많음거제 9.2℃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주 4일 근무가 아니라 주 6일, 밤샘근무도 모자란 반도체업계

URL복사

임금 삭감 없이 전체 노동자의 51%가 주 4일제 근무를 하는데도 오히려 생산성이 향상된 아이슬란드 모델의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주 4일제 근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임금 삭감 없이 35~36시간으로 축소하는 대규모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실시했다. 해당 실험을 통해 대부분 사업장에서 생산성은 동일하거나 개선된 동시에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토대로 현재의 광범위한 근로시간 단축제가 산업 전반에 도입됐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도 세계 곳곳에서 주 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포스코그룹이 격주로 주 4일 근무(임원 주 5일 근무)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모든 산업 분야에 획일적으로 적용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더 이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특정 직군의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연봉 관리·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제도를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기업들은 한국처럼 경직적인 근로 시간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만은 노동 유연성을 막는 경직적인 근무제도가 없다. 대만은 주 40시간제를 채택했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하루 근무를 8시간에서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연구개발팀이 하루 24시간, 주 7일간 가동되는 이유다. 초과근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TSMC는 바쁠 때는 연구개발(R&D) 팀을 2교대로 돌린다.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은 “TSMC 연구원은 새벽에 출근한 뒤 다음날 아침에 돌아가고, 오후에 다시 회사로 나온다. 가족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계적 AI반도체 1위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의 R&D팀들도 종종 새벽 2시까지 주 7일을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도 아이폰 개발팀을 격년 주기로 돌리며 제품을 한창 개발하는 1년 6개월은 강도 높게, 시제품을 검증하는 6개월은 여유를 두고 근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미국이 연봉 10만 7,432달러 이상 고소득자는 주 40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서다. 일본도 연소득 1,075만 엔 이상 고소득 전문직은 근로시간을 규제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R&D 인력만이라도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 규제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반도체 특별법’을 추진하면서도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주 52시간제 유연화’는 포함시키지 않은 채로 관계 부처 등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도입하면 야당과 노동계 반발로 특별법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만 ‘주 52시간’의 족쇄를 차고 글로벌 반도체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영상으로 참여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의 출시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구해 최 회장은 “최대한 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세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도 지난 5년 동안 삼성 D램 개발의 실패를 인정하고, D램 설계부터 사실상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엔비디아와 HBM납품 독점계약을 맺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도 ‘5년 허송세월’을 반성하며 전면쇄신을 선언하고 나선 만큼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산업이 주력산업인 만큼 반도체업체가 살아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년 새 15% 이상 하락하며 ‘5만 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특정기업의 주가하락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심각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미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기업의 주가회복은 우리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이 되살아난다는 방증이다.
지금이라도 ‘화이트 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해 우리 반도체 업계 R&D팀들이 밤샘근무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한동훈, ‘민생·정책 행보...野 정치 공세와 차별화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민생·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이후 대여 공세에 집중하는 민주당과 차별화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찾아 지도부와 간담회를 열고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보답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한국노총이 제안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지원법,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정년 연장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해 입장차를 확인하면서도 "큰 틀에서 공감한다"며 협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전날에는 서울 영등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한 대출금리 인하와 육아휴직시 대체인력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한 대표는 "우리의 정치 목표는 성장을 도구로 모두를 위한 복지를 하겠다는 것이어야 한다"며 "성장의 목표가 우리 모두를 잘 살게 하기 위한 복지라는 점에 포인트를 맞춘다면, 많은 분들이 다시 뛰어서 예전과 같은 성장 궤도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데 공감하실 것"이라고

경제

더보기
농식품부, '제5회 김치의 날' 기념식 개최...행사 김장 김치 1122㎏ 기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2024년 제5회 김치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여 행사에서 담근 김치 1122㎏와 쌀 1122㎏, 등을 기부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식품 최초로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김치의 날'을 맞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삼청각에서 '2024년 제5회 김치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치의 날 기념식에는 김치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치산업 유공자, 김치품평회 수상자 등에 대한 시상, 김치의 날을 축하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기념식 이후에는 삼청각 정원에서 나눔의 김장 행사가 진행된다. 김장행사 후 농식품부는 당일 김장행사에서 담근 김치 등 김장김치 1122㎏와 김치와 잘 어울리는 우리 쌀 1122㎏, 돼지고기 1122팩(500g용 팩)을 한국사회복지협의회(푸드뱅크사업단)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 또 기념식 이외에도 부대행사로서 새로운 김치 제품 전시·시식,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김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콘퍼런스 등도 진행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김치산업은 최근 국내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과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김치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운주사 설화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체험형 전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운주사문화관은 11월부터 운주사 설화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체험형 전시 콘텐츠 ‘운주도사와 함께하는 거북이 여행’과 ‘운주사 두하늘의 신비’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운주사의 설화를 쉽고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운주사의 문화적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콘텐츠의 가장 큰 특징은 운주사의 스토리 자원인 설화와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기술을 결합한 융복합 문화콘텐츠라는 점이다. 관람객은 작품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운주사의 이야기를 보다 생생하고 몰입감 있게 체험할 수 있으며, 이는 운주사의 문화적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콘텐츠를 제작한 뉴작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매년 1월 혁신 제품과 신기술에 수여하는 세계적인 상인 ‘CES 2025’에서 2관왕을 수상한 기업으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운주사의 세계 유산적 가치를 조명하는데 한층 더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운주도사와 함께하는 거북이 여행’ 콘텐츠는 운주사의 천불천탑과 창건 설화를 주제로, 운주도사와 함께 거북이를 타고 운주사를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