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K리그 FC서울은 2012년 리그 우승 이후 트로피가 없다. 수도 서울을 안방으로 쓰며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로 발돋움했지만 지난 두 시즌 간 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올해도 리그 우승은 물 건너 갔다. 서울은 4경기를 남겨둔 현재 16승9무9패(승점 57)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전북(21승5무8패·승점 68)과의 승점차가 11점까지 벌어져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처지다.
자연스레 서울은 FA컵으로 시선을 돌린 상태다. 준결승에서 울산 현대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린 서울은 오는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패권을 다툰다.
22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구단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최용수 감독은 "올해 우리의 최고 우선 순위는 FA컵이다. 홈 팬들께 우승이라는 선물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승에 갈증을 느끼는 것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는 올해 반드시 정상에 올라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했다. '맏형' 차두리다.
차두리는 올 시즌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떠날 계획이다. 정들었던 맏형에게 트로피를 안겨주겠다는 것이 서울 선수들의 바람이다.
미디어데이에 동석한 고요한은 "두리형이 우리 팀에 계속 남았으면 좋겠지만 형의 의견을 따라야한다"면서 예정된 이별을 무척 아쉬워 했다.
그는 "두리형이 운동할 때도 그렇고 항상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신다"면서 "올해 은퇴를 한다면 꼭 FA컵 우승컵을 들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일록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윤일록은 "두리형은 선수들을 잘 챙겨주시고 어떻게 하면 분위기가 좋아질까라는 생각을 하신다.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면서 "두리형에게 우승컵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초반과는 달리 팀의 경기력이 많이 회복됐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고요한은 "경기 내용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늘어나니 선수들도 공을 받고 싶어하고 같이 수비도 해주고 있다. 단결된 모습들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일록은 "지금은 크로스를 허용하지 않으려 하고 슛도 몸을 날려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자신감이 조금씩 올라가는데 이것이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