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쾌투를 선보인 장원준을 앞세워 시리즈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선발투수 장원준의 호투와 박건우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5-1로 승리했다.
대구 원정에서 1승1패를 거두고 올라온 두산은 1차전 패배 이후 2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세를 뒤집었다.
선발 장원준은 7⅔이닝을 책임지며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3승째로 더스틴 니퍼트와 두산의 원투펀치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승부의 분수령에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다.
투구 수는 127구로 올해 가장 많았다. 지난 8월8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22구를 던졌다. 역대 개인 최다 투구 수는 롯데 시절인 2007년 8월15일 LG전에서 던진 139구이다.
삼성의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는 갑작스럽게 제구 난조를 보이는 등 5이닝 동안 5피안타 5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했다.
결과론이나 비로 두 차례에 걸쳐 총 52분 동안 중단된 것이 클로이드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클로이드는 비가 오락가락한 3회말과 4회말에 연거푸 볼넷 2개씩을 허용하며 페이스를 잃었다.
타선에선 박건우가 0-1로 뒤진 4회말에 역전 2타점 결승타를 때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양 팀의 4차전은 30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좋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차전에서 결장, 2차전에서 교체로 출전했던 구자욱을 전격적으로 1번타자로 선발 기용했다. 대신 이승엽을 대타로 활용하기로 했다.
적중했다. 구자욱은 1회초 첫 타석에서 끈질긴 타격으로 장원준에게 공을 8개나 던지게 하며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상대의 폭투와 나바로의 적시타로 가볍게 홈을 밟았다.
이에 반해 두산은 1회말과 2회말에 각각 민병헌, 오재원이 병살타를 쳐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삼성의 3회초 공격이 진행 중이던 오후 7분37분부터 8시9분까지 비로 32분 동안 중단되면서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2번째 중단이었다.
클로이드의 제구가 흔들렸다. 후속타 불발로 실점하지는 않았지만 3회말에 볼넷 2개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두산은 4회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현수와 양의지의 연속 볼넷과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잡았고, 박건우가 2루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2-1로 역전한 두산은 5회말에도 정수빈의 2루타, 허경민의 몸에 맞는 공, 민병헌의 보내기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삼성은 김현수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두산은 양의지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1점을 추가해 3-1로 달아났다.
두산이 6회말에 승기를 잡았다. 오재일의 볼넷과 김재호가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쳐 1사 1, 2루를 만들었고, 정수빈까지 볼넷을 얻어 만루 기회로 연결했다.
여기서 삼성의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
허경민의 평범한 2루 땅볼을 2루수 나바로가 잡아 2루 베이스를 직접 밟고, 1루로 뿌리는 과정에서 악송구가 나왔다. 2,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나바로가 유격수 김상수에게 토스하지 않고 무리하게 처리하다가 나온 결정적인 실책이다. 분위기가 급격히 두산 쪽으로 기운 순간이다.
5-1로 앞선 두산은 8회초 2사 후에 장원준을 내리고 이현승을 올렸다. 이현승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삼성은 마지막 9회초 2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구자욱은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