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대망의 야구 한일전을 앞두고 해결사 역할을 누가 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타자는 이대호(33·소프트뱅크)와 박병호(29·넥센)다.
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의 4강전을 치른다.
전날 김 감독은 대표팀 도쿄돔 훈련을 앞두고 기대되는 타자를 묻는 질문에 "이런 경기에서 타율은 의미가 없다. 그 순간에 선수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한일전에 다시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내보낸다. 한국이 0-5로 참패한 삿포로돔 개막전을 통해 일본은 오타니 뿐만 아니라 구원투수들의 구위도 보통이 아님을 보여줬다.
지면 그대로 끝이 나는 벼랑 끝 승부다. 양팀 모두 선발투수가 흔들릴 경우 조기에 불펜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 역시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경기 중후반 팽팽한 균형 상황에서 '한방'을 터뜨려 줄 수 있는 해결사다.
김 감독은 한국대표팀 최고의 해결사였던 이승엽(삼성)의 예를 들었다. 그는 "이승엽 역시 타율이 좋았던 적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의 진가가 발휘됐던 순간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일 4강전이었다. 양팀이 2-2로 팽팽히 맞서던 8회 이승엽은 투런홈런을 터뜨렸고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 대회에서 이승엽은 시종일관 타격 성적이 좋지 않았다.
김 감독이 꼽은 새로운 해결사는 역시 이대호와 박병호였다. 김 감독은 "일본에서도 단단히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타율이 좋지는 못했다. 이대호는 0.238(21타수 5안타), 박병호는 0.227(22타수 5안타)다. 그러나 이번 한일전 승패가 이들의 방망이에 달려있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이대호는 올 시즌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을 정도로 일본프로야구에서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만큼 일본의 투수들에 대해 잘 안다.
이대호는 "일본과 붙으면 우리 선수들 가슴 속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것이 있다. 한 번 당했던 투수가 또 나오는데 재미있을 것 같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최고의 장타자 박병호에게 걸린 기대도 크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전 솔로홈런을 제외하고 별다른 활약이 없다.
도쿄돔은 외부와 차단돼 공기 저항이 없고 돔 내부에 상승 기류가 있어 타 구장보다 타구가 멀리 날아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담장 앞에서 잡혔던 박병호의 타구들이 도쿄돔에서는 충분히 홈런이 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다.
이대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박병호는 비공개경쟁입찰시스템(포스팅)을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연봉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이번 한일전에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