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K리그 2연패를 수립한 전북 현대의 수문장이자 국가대표 골키퍼로 활약 중인 권순태(31)가 "의미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권순태는 19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한 시즌을 돌아보면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그 안에 즐거움도 있었다"면서 "(우승을)빨리 결정지었는데 앞선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전북의 골문을 지켜온 권순태는 올 시즌 세번째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북의 우승에 권순태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전북은 올 시즌 55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1.52골을 넣었다. 반면, 두 차례를 제외한 모든 정규리그 경기에서 골문을 지킨 권순태는 32골만을 허용해 경기당 0.94라는 준수한 실점률을 자랑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9월에는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31살이라는 나이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좀처럼 실력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권순태는 지난 9월3일 국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2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한국은 라오스를 8-0으로 대파했고, 권순태는 몇 차례 공을 만지지 못했다.
두 번째 출전도 다르지 않았다. 권순태는 지난 17일 라오스와의 월드컵예선 G조 6차전에 출전했고, 이번에도 한국은 압도적인 경기 끝에 5-0으로 이겼다.
'심심하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권순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라오스와의 경기에 나갔을 때 부담이 컸다"며 "대표팀에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7경기째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는게 그게 부담이었다. K리그 우승을 했기에 한해 마무리를 위해 잘 하고 싶은 경기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에게 공이 오든 안오든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마무리가 잘 돼 행복했다"며 "A매치에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대표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했다는 것에 만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라면 당연히 대표팀에 대한 욕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며 배운 것도 많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북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내년에 우리팀이 우승할 수 있게 노력한다면 또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