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토론회가 29일 국회에서 열렸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주최로 열린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토론회가 그것.
박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개인적으로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 관심이 많다"며 "최근 에르미타쉬 박물관에 갔다온 일이 있는데 그곳을 돌아보고 박물관의 다양한 활용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박물관에서 하는 여러가지 시도를 법제화로 뒷받침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서 국외 소재 문화재를 알고 법적 근거조항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고 아울러 국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하거나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영훈 의원도 인사말에서 "국외 문화재에 대한 정책적 체계적 대비가 부족했고 관련자료의 활용에도 소홀했다"며 "새해 1월쯤에 이와 관련된 2차 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니 그때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게 노력하자"고 언급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인사말과는 달리 막상 시작된 토론회에서는 국외 소재 문화재의 환수방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토론회가 '해외로 불법반출된 우리의 유물을 포기하자'는 분위기로 흘렀다는 지적이 적잖다.
토론회에서 '불법반출 문화재들의 국내 전시 활성화를 위한 압류방지 입법'(이하, 압류방지법)을 위한 발언들이 주를 이뤘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성봉근 교수(서경대학교)는 "연구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문화재 등의 전시 활성화를 위한 한시적 압류면제 법제연구를 주요 선진국 법제들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대책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패널인 김재광 교수(선문대)는 '토론회가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마당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세분 교수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토론회 발제 부탁을 받았는데 우리들은 국외 소재 문화재들을 국내에 전시할 때 압류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니 김재광 교수는 (압류방지)를 반대하는 입장에 서서 발제를 좀 해달라는 부탁을 들었다"며 "그러나 저도 (압류방지에) 찬성하고 싶은 사람인데 자꾸만 반대를 하라고 하니 상당히 괴롭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토론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압류방지법에 대하여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
이원환 '대련 고려박물관 서울 사무소장'은 "최종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일본과의 관계에서 청구권 소멸 부분에서 두 번째로는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에 있어서 우리 한국의 고대사를 왜곡하고 한국과 외교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이런 민감한 문제를 두고 지금 꼭 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시기상조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종문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우리나라 안에서 얼마나 많은 유물들이 출토가 되었는지도 문화재청은 잘 모르고 있다"며 "발굴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얼마만큼의 유물이 출토됐는지도 모르고 있는 게 문화재청의 현주소"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불법적으로 유적지를 훼손해서 그것을 신고해도 관련 법자체가 없다고 하는 게 현재의 문화재보호법"이라며 "이런 식으로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일본으로 불법반출된 문화재들을 얘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외국에게 우리 조상님들이 빼앗겼던 유물들 다 찾아와야 된다"며 "압류방지법은 문화재를 불법반출해 간 강대국들을 위한 법일 뿐이지 불법반출의 피해국인 대한민국엔 부적절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일반시민들이 "불법반출 문화재에 면죄부 주자는 토론회냐"면서 웅성거리고 토론회 자체도 상당히 치열한 논쟁 양상으로 흐르자, 주최 측이 토론회를 서둘러 종결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