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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동영상 시대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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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향성으로 인해 아동 사회성 발달 지연, 식생활 불량 등 성장에 영향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아동기부터 스마트폰 등의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고, 청소년들은 직접적인 인간관계나 사회적 자극보다 스마트폰을 통한 교류와 경험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된 환경이 정신건강과 성장,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인지 과정 자극 안돼


유아의 과다한 미디어 시청 노출은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 연구팀은 병원 신경발달행동치료센터에서 사회성 발달 지연으로 치료받은 96명과 대조군 101명을 대상으로 양육자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한 결과 생후 24개월 이전 TV·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하루 2시간 이상 부모 없이 노출되면 사회성 발달이 지연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그룹의 평균 연령은 34~36개월이었고, 남아가 여아보다 2.6배 많았다. 분석 결과 2세 이전 미디어 시청 아동의 비율은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95.8%였고, 대조군에서는 59.4%였다. 평균 미디어 시청 시간을 분석한 결과, 2시간 이상 시청한 아동의 비율이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63.6%였고, 대조군에서는 18.8%였다. 아동이 미디어를 시청할 때 보호자 동반 여부도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쳤다. 아동 혼자 미디어를 시청한 비율은 사회성발달 지연군에서는 77.1%, 대조군에서는 38.6%였다.


시청 프로그램의 유형도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였다. 영어 교육과 동화 프로그램 등 교육 프로그램을 시청한 비율이 대조군이 사회성 발달 지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동에게 미디어를 시청하도록 한 이유는 ‘아이 달래기’와 ‘부모의 우울·건강문제·맞벌이’로 조사됐다. 사회성 발달 지연군에서는 각각 26.5%와 55%였고, 대조군에서는 7.4%와 41.3%였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도 2세 이전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실제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이용한 관찰 연구에서도 아동이 미디어에 노출되면 인지 과정이 자극되지 않고 주로 시각피질만 자극됐다.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뇌 발달을 훨씬 더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어린 나이 긴 시간 미디어에 노출되면 부모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며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시간이 줄게 된다”면서 “결국 유아의 기억력, 주의력, 인지력의 한계와 미디어의 일방향성으로 인해 뇌 발달 민감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회성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폰 과의존은 우울 증상과 외로움의 영향을 받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재영 경성대 간호학과 교수가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12~18세 청소년 5만7925명을 대상으로스마트폰 과의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학습이나 인간관계 등에 지장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사용을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연구 결과 국내 청소년의 25%가 스마트폰 과의존을 경험했다. 여자 청소년은 30.0%, 남자 청소년은 21.2%였다. 여자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율이 남자 청소년보다 높은 것은 스마트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채팅·인터넷 검색 등 다양하게 활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이 교수는 분석했다. 남자 청소년은 보통 게임을 하는 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울 증상과 외로움이 심할수록 스마트폰 과의존 가능성이 컸다.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이 우울 증상을 보일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1.3배,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은 1.4배 더 컸다.

 

 

식사 도중 화면 노출을 제한해야


생활습관에도 영향을 미쳐 식생활의 균형을 해치는 결과를 야기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동영상을 장시간 시청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김치를 덜 먹고 과자나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더 많이 찾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현태선 교수팀이 전국의 어린이집 학부모 2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 하루 2시간 이상 동영상에 노출된 아이는 2시간 미만 노출된 아이보다 과자, 설탕 함유 음료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연구 대상인 3~5세아 가운데 96.9%가 TV·스마트폰·PC·태블릿 등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5.6%가 매일 2시간 이상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했다. 교수팀은 “아이의 25.2%는 식사 도중 TV를 봤고, 15.7%는 스마트폰을 사용했다”며 “전체 아이의 30.7%가 식사 도중 TV·스마트폰 등 스크린 미디어에 노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소 동영상에 빠져 있는 시간이 긴 아이는 식사 중에도 스크린 미디어를 계속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중 동영상을 오래 보는 아이는 식생활이 상대적으로 불량했다. 동영상을 2시간 이상 사용한 아이와 식사 도중에도 화면을 보는 아이는 식사 중 스크린 미디어를 피하거나 하루 2시간 미만 동영상을 시청하는 아이보다 김치 섭취 횟수가 적고, 과자·가당 음료 섭취 횟수가 많았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크린 미디어를 오래 사용하고 식사시간에도 화면을 응시하는 아이는 음식 섭취가 까탈스럽고, 음식 먹기를 자주 거부했다. 동영상 시청 시간이 긴 아이는 잠자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하루 2시간 이상 스크린 미디어를 사용하거나 식사 중에도 화면을 들여다보는 아이의 평균 수면 시간은 9.4시간이었다. 하루 2시간 미만 동영상을 시청한 아이의 평균 수면 시간은 이보다 긴 9.7시간이었다.


논문은 ‘과도한 스크린 미디어 사용은 과체중·짧은 잠·언어 지연을 포함해 어린이의 건강과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아이의 화면 노출 시간이 길면 과일·채소를 덜 먹는 대신 지방·열량 섭취가 많고, 편식하는 등 나쁜 식습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의 부모와 보호자는 아이가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식사 도중 화면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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