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북한의 핵실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가운데 국제사회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한반도 평화를 볼모로 한 섣부른 강경대응 경계론이 대두되는가 하면 대북 제재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중단 요구 등 대북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국회 국방위,통외통위 소속 의원 4인의 북핵진단을 정리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한나라당 남경필(경기수원팔달)
“외교목표 수정, 국제공조 참여해야”
대북정책 실패는 핵개발 의도에 대한 오판에서 비롯됐다. 북한의 핵개발은 애초에 협상용이 아니었으므로 우리 외교의 목표는 북한 정권이 억지로라도 생각을 바꾸도록 만드는 데 있어야 했고, 북한에 대한 모든 지원과 경제교류도 이러한 전략목표에 충실하게 추진됐어야 했다. 결국 지난 9년간 햇볕정책이라는 이름하에 잘한 행동과 잘못한 행동을 구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퍼주기식 경협과 지원을 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돈과 시간을 벌어다 준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향후 미국은 ▲무력동원 제재조치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유엔헌장 7조에 근거한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이고 ▲한·미 합동군사훈련 강화, 대북 정찰활동 증대, 한반도 주변의 미군배치 강화 ▲맞춤형 봉쇄(자금줄을 끊기 위한 무역 및 금융 제재 의무화), 쿠바형 봉쇄(핵물질과 미사일 수출에 대한 해상봉쇄, 무기 금수조치) 등 다양한 형태의 봉쇄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
중국은 국가발전과 동맹 사이에서 결국은 실리를 선택할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유보해 온 MD체제에 적극 참여하고, WMD 확산에 대처하는 PSI에도 지금처럼 참관 수준이 아니라 적극 참여해야(현재 PSI 훈련 결과 브리핑 청취 및 참관단 파견 등 범위 내에서 협조)할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도 원점에서 재고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또 북한의 핵전력을 상정하지 않고 계획한 국방개혁 2020도 전면 재고해야 한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열린우리당 최 성(고양 덕양을)
“북한 핵실험 후 핵수출 가능성” 북학 핵실험은 김정일정권의 사수를 위한 군부강경세력의 군사모험주의 노선의 결과다. 향후 북한지도부는 대미 핵위협을 가속화하기 위해 추가핵실험 기도 및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집단에 대한 핵수출 압력을 기도할 우려가 있다.
<북한이 알 카에다 등 테러단체에게 핵물질 판매 및 핵수출을 할 우려가 있다는 미국내 정보 및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
▲2006년 10월 5일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 북한이 잘 알려진 대량살상무기 확산국가로, 이미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구매자에게 기술을 팔 의향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2006년 10월 8일 제임스 굿비 전 미 국무부 핵안보대사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다른나라에 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군가 핵무기를 사려고 돈을 준비했다면 굳이 북한에서 사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핵무기를 구입하려는 고객은 국가보다는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 일 것”. 따라서 정부와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해 실체(규모와 성공여부)와 의도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후 유엔을 통한 공동대응방안 및 정부의 대북핵정책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 국방위 한나라당 송영선(비례대표)
‘제주해협을 봉쇄하라’북한 핵실험을 위한 자재나 북핵물질들이 선박에 실려 제주해협을 통과, 이번 핵실험지인 김책항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높은 인근 길주군 풍계리의 장비와 시설 역시 이 김책항을 이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제주해협에 북한 상선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즉각 봉쇄조취를 취함으로써 레드라인을 넘은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북제재 의지를 보이고 국제적 PSI에 참여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 15차 남북장관급 회담(2005. 6. 21)에서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를 허용해준 이후 지난 1년간 총 114척이 지나간 것으로 처음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제주해협을 통과한 북한선박 114척중 24.6%인 28회는 빈 배로 신고하고 통과했다. 북한의 열악한 수송 여건을 감안할 때 대단히 이례적이며 북한의 허위보고 또는 군사상 다른 임무 수행 가능성도 높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상, 특히 이 제주해협이 핵실험 물질 수송통로로 의심받고 있는 이상, 더 이상 북한 상선의 통항을 허용할 이유는 없다. 즉시 중단조치를 위해야 한다. 이런 조치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적 제재(PSI 등)에 동참하는 한편 우리의 독자적이고 군사적 측면의 대북한 제재 조치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열린우리당 임종석(서울성동을)
“강경론만이 능사가 아니다”남북경협과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서는 안되며. 남북경협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북 수해 지원은 인도적 문제로서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92년 이후 확대되어 온 남북화해협력정책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의 13개항 대북제재안 제안은 북핵 포기 및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는 실효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 또한 PSI에 따른 전면적 해상봉쇄는 사실상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한국정부가 동참해서는 안된다.
금융제재는 북한체제와 경제를 고사시킬 수밖에 없는 강경하고도 치명적 위협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미국의 비확산 정책은 실패로 귀결되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재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북미간 동시이행 조치다.
6자회담에 대한 부정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틀을 포기하고 유엔 제재로 북한 문제를 던져 버리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장기적으로 6자회담은 북미가 협상의 주체가 되고 4개국이 보증하는 <2+4 회담>으로 개편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한반도 정세악화와 북한 핵문제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선적 조치로서 남북관계의 복원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특사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 북한과 핫라인을 구축하지 않으면 핵위기 국면에서 한국이 배제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