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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연예계 검은 커넥션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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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부터 잊을만하면 재현되던 방송사 PD 금품비리 사건이 또 다시 터졌다.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PD들의 비리 백태 또한 드라마였다. 기획사의 정보를 이용해 주식 시세 차익을 얻고, 도박장에서 현금 대신 칩을 제공받는가 하면, 차명계좌를 만들어 전문적인 ‘돈세탁’까지 일삼았다. 이 처럼 치밀하고 상습적인 비리가 국장급에서 이뤄져 왔다는 사실이 충격을 더한다.
다 끌려가 오락프로 전멸할 지경
검찰이 연예기획사 로비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면서 방송가와 연예가를 지배하는 ‘먹이사슬’의 소문이 진실로 확인됐다. 전현직 PD들의 비리 규모는 소문 그 이상의 거대한 형태로 드러났다. 거래 액수와 방식도 의례적인 대접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문무일)는 지방에서 차출한 검사와 대검찰청 소속 회계전문가가 합류하는 등 팀을 보강하며 전력을 다지는 분위기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사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고위급 PD를 포함한 10여명을 사법처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일선 PD들의 경우 경미하거나 우발적인 금품 비리 정도에 그친 반면 CP 이상은 상습적이고 노골적으로 거액을 받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비리가 만연하다는 의미인데, 방송계에서는 가벼운 비리 대상자들까지 처리하면 방송 3사의 오락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없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이처럼 PD들의 비리 형태가 낱낱이 밝혀지자 2002년 이후 자정노력을 펼쳐왔음에도 불구하고 비리 커넥션이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은밀한 형태로 뒷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방송가를 향하고 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고 프로그램에 맞는 얼굴을 캐스팅하기 위해 발로 뛰는 직업윤리에 충실한 PD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고질적인 비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은 커넥션의 실체는?
뇌물비리 의혹 수사 이후 처음으로 구속된 이용우(46) 전 KBS CP. 이씨는 팬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6곳의 연예기획사에게 2억2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8월11일에 구속됐다.
이씨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소속 연예인의 출연을 약속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과도하게 기획사에게 돈을 요구해왔던 것도 도박빚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3년부터 강원랜드에 수백 회 걸쳐 출입하면서 17억원 이상을 도박으로 잃었다.
KBS재직 당시 예능국 책임프로듀서로 ‘윤도현의 러브레터’, ‘비타민’, ‘여걸파이브’ 등 인기 프로그램들을 담당한 이씨는 2004년 6월 소속 연예인 출연 대가로 S 연예기획사 대표로부터 1550만원을, 3개월여 뒤에는 A 기획사 대표에게 1억 1000만원을 받았다. ‘여걸파이브’에 소속 연예인들의 고정출연하는 대가였다. 이외에도 신인가수의 출연, 뮤직비디오 방영, 신곡 소개 등을 대가로 노골적으로 기획사에게 돈을 요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의 실명통장에 43억원 상당이 입금돼 있어 검찰은 이 중 상당부분이 기획사로부터 받은 뇌물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해당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모두 도피중인 상황이라 수사가 진전되면 비리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짐작된다.
이외에도 간판급 PD들이 줄줄이 혐의가 포착됐다. SBS 배철호 라디오총괄국장 또한 지난 2005년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수만 주의 주식과 현금 등을 상납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배 국장은 예능국장과 제작위원을 거쳐 현재 베이징올림픽 방송기획단장을 겸직하고 있는 SBS의 간판이자 방송계의 거물이다.
KBS 2TV 박해선 국장 또한 계좌추적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상납 받은 사실이 밝혀졌고, KBS 2TV 김시규 CP도 기획사로부터 주식과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CP 또한 ‘해피선데이’ 등 인기 프로그램을 연출한 간판 PD. 특히 김 CP는 연예기획사의 미공개 정보를 제공받고 주식을 산 뒤 주가가 폭등하면서 팔아치워 거액의 이득을 취한 증권거래법 위반 의혹도 추가로 받고 있다.
MBC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PD의 수가 비교적 적지만 없지는 않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서태지 컴백쇼’ 등 굵직한 프로그램을 맡아온 고재형 CP가 뇌물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차명계좌 이용 등 지능화
이들 비리 PD들은 대부분 친분이 있는 작가나 기획사 직원 등의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해 돈세탁을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구속된 이씨의 경우 차명계좌에서 현금을 빼서 카지노에서 수표로 바꾼 뒤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해왔다. 현금 대신 주식을 주고받는 형태도 계좌 추적을 피하는 방법임과 동시에 검은 커넥션을 더욱 단단히 결속시키는 수법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PD들이 상급자에게 금품을 상납하는 조직적 비리에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2002년에도 그랬듯이 PD 뿐만 아니라 스포츠신문의 연예기자와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으로 수사 대상도 확대될 전망이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고질적인 PD와 연예계의 비리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차원의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방송가와 연예계의 검은 뒷거래는 화려한 연예산업의 추악한 이면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PD들도 권력화를 어느 정도 선에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 PD는 “일부 PD들의 형태를 전체로 확대하면 곤란하다”면서도 “예능 PD들이 권력을 행사하는데 무감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PD는 “밥값 정도의 소액이나 선물을 받는 데는 거부감을 느끼진 않았다”며, “신인 배우들과의 술 접대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술에 취하면 으스대는 기분을 느꼈던 것도 사실인데 그 자체가 이미 권력화의 증거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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