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한국 여자 사브르의 기대주 이라진(24·인천시중구청)이 이 종목 최강자인 김지연(26·익산시청)을 꺾고 깜짝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라진은 20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에서 대표팀 선배 김지연을 15-1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지연의 그늘에 가려 '2인자'에 머물던 이라진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라진이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라진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에서만 금메달을 땄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잠시 명맥이 끊겼던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금맥은 4년 전 광저우대회에서 김혜림이 그 명맥을 다시 이었고, 이번에 2개 대회 연속 메달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김지연의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라진은 이같은 예상을 비웃듯이 결승에서 승리를 일궈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지연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라진의 패기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준결승에서 세계랭킹이 8위로 크게 차이나지 않는 선천(24·중국)을 상대로 접전을 벌인 김지연은 준결승에서 적잖게 체력을 소진한 탓에 결승에서 이라진에게 발목을 잡혔다.
이라진은 한 템포 빠른 공격을 앞세워 김지연을 괴롭혔다. 김지연보다 한 발 빨리 목과 머리 등을 노린 것이 유효타로 연결되면서 5-1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김지연이 추격했지만 이라진은 적극적인 공격을 앞세워 1라운드를 8-5로 앞선 채 마쳤다.
이라진은 김지연의 공격을 피하면서 김지연의 목을 노려 득점에 성공, 10-6으로 달아났다. 이후 이라진은 김지연의 공격을 막고 베는 기술을 성공시키는 등 내리 3점을 더 올려 13-6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김지연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잇따라 4점을 수확해 10-13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한 발 깊이 공격하면서 김지연의 왼팔 베기 공격을 성공시켜 승리를 눈 앞에 둔 이라진은 그대로 마지막 점수를 따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