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반] 고교생 사수 김청용(17·흥덕고)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2관왕에 올랐다.
사격대표팀 막내 김청용은 21일 오전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에서 585점을 쏴 선배 진종오(35·KT), 이대명(26·KB국민은행)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맏형 진종오가 581점, 이대명이 578점을 쏜 가운데 김청용은 가장 높은 점수를 쏘면서 한국 사격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어 열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도 201.2점을 쏴 시상대 가장 위에 서게 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청용은 "날아갈 것 같다. 평소 진종오, 이대명 선배와 함께 훈련하는 모든 것이 좋았다"며 "이런 기자회견도 처음이다. 정말 기쁘다"고 했다.
우승을 언제 확신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사격에서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욕심 없이 경기를 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청용은 다른 선수들보다 2~3발 내지 늦게 쏘면서 여유있는 경기를 운영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답지 않았다.
김청용은 "원래 차분하게 풀어가는 경기 스타일을 좋아 한다. 계속 이렇게 배워서 하던 대로 했는데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강심장의 면모도 과시했다. 김청용은 단체전에서 자신의 6시리즈 마지막 발을 통해 메달이 결정되는 순간에 침착하게 10점을 쏘면서 중국과의 메달 색깔을 바꿨다.
그는 "사실 정확한 점수를 전혀 몰랐다. 다 쏘고 난 뒤 환호성을 듣고 나서야 알았다"고 했다.
김청용의 롤모델은 진종오이다. 평소 연습 때에도 진종오의 자세를 유심히 살피며 따라 한다. 김청용이 왼손잡이, 진종오가 오른손잡이라서 사격 훈련 때에 서로 마주보는 경우가 많다.
김청용은 "선배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경기 전에도 '첫 시리즈를 잘 풀어 가면 너의 실력이 나올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며 "사격이 원래 몸으로 하는 게 아니고 생각으로 하는 것인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청용의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 태권도 대표 출신이었던 아버지는 아들이 사격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극구 반대했다. 운동선수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잘 알았기 때문이다.
김청용이 권총을 잡은 해인 2011년에 세상을 떠났다. 아들의 영광스러운 아시안게임 2관왕 장면을 보지 못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어머니와 누나가 찾았다.
그는 "시상대 위에서 태극기가 올라갈 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앞에 어머니와 누나 등 가족들이 와있다"며 "나 금메달 땄어요"라고 가족에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오랫동안 사격을 할 것 같다. 옆에 계신 진종오 선배님과 오랫동안 생활하고 싶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많이 배우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