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죠는 ‘박치기’, ‘메종 드 히미코’, ‘유레루’, ‘피와 뼈’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 상당한 인지도를 지닌 배우다.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연기와 수려한 외모, 뛰어난 패션 감각 등으로 특히 여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눌한 화법으로 솔직 담백한 답변들을 들려주었다.
지금까지 주류라기보다 비주류 영화를 많이 했다.
일본에도 좋은 배우들이 많은데 각각의 배우들이 생각하는 지향이 틀린 것 같다. 난 어떤 쪽이냐 하면, 메인 스트림을 지향하는 배우가 아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사회의 이른반 원(circle)안에 있는 평범한 역할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역 자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연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껏 맡은 역이 특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원’ 밖의 어떤 역을 하고 싶나.
구체적으로 어떤 역을 하고 싶단 답변은 아마 어려울 거 같다. 작품 전체 안에서 그 역할이 어떻게 존재하느냐. 그 역할 속 인간의 존재 방식을 포함해 생각하기 때문이다. 꼭 그 역을 하고 싶다고 해서 수락하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가 어떻게 그 작품 내에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가를 생각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 없다.
오락프로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확실히 일본의 버라이어티쇼는 재미있다. 레벨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버라이어티를 목숨 걸고 만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굳이 내가 나서야 한다거나, ‘나 혼자 재미있으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건 내가 용납 못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내가 일본에서 가장 재미있는 인간이라면 또 모르지만, 사실 나는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고 배우가 본업인 사람이기 때문에 버라이어티 쇼의 출연은 지양하고 있다.
‘도쿄타워’는 출연작 중 가장 대중적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소설 ‘도쿄타워, 엄마 그리고 때때로 아버지’가 영화화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라고 제목을 정정했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다. 한국의 팬들도 오다기리의 필모그래피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작품이 한국 팬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기억되고 다가갔으면 하는지.

원작 소설에서는 어머니가 해 준 짱아치가 기억에 남는데 어머니가 해 준 음식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어머니의 맛으로 기억하는 건, 마를 갈아서 밥에 얹어 먹는 ‘토로로고아’란 음식이 있다. 한국에 똑같은 게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설명하면 돈이 없는 집안에서 자랐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웃음)
‘도쿄타워’를 처음 출연 제의 받았을 때 어땠나.
출연의뢰를 받았을 때 받아들인다는 답안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자신을 작품에 필요로 해 준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지만 솔직히 아직 시기가 빠르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출연해온 각각의 작품이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테마는 자신에게 있어 특별한, 귀중할 수밖에 없는 테마였기 때문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자신의 경험과 내면을 반사하는 것이라면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나에게는 모친이라는 존재가 감성에 강하게 작용하여 연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래서 배우로서 최종적인 골로서 그 테마를 위치해 두고 싶었다.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테마의 작품을 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배우로서 만족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모자 이야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출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 역을 받아들인 동기가 된 것은 이 이야기의 테마이기도 한 부모와 자식의 연결을 소중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이다. 세계 어디에나 있는 이 평범한 테마를 여유롭게 느끼며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100% 만족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저, 지금 있는 모든 힘을 쏟았다고 생각한다. 두 번 다시없을 이런 테마이기에 후회가 남는 결과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극 중 캐릭터와 실제 자신을 비교한다면.
작품과 실생활, 역할과 배우개인은 당연히 전혀 다른 존재이다. 하지만 우연의 싱크로니시티로부터 작품에 리얼리티가 더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이 모친에게 품고 있는 감정. 만인이 ‘나’ 처럼 풍부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촬영 중, 많은 스태프들이 오다기리씨와 키키씨는 처음 두 사람이 미야자키의 세트에 섰을 때부터 벌써 어머니와 아들이었다는 그런 감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오다기리와 키키 그리고 고바야시 각각 본래의 거리감이 그대로 배역에 반영된 현장에서 실감이 담긴 영상, 그리고 하나의 가족이 탄생했다.
긴 머리카락을 고수는 이유는?
머리? 지금 찍는 영화 때문에 기르고 있는데, 그 작품이 끝나면 (긴 머리를) 그만둘까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