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서 "패륜 정부" 등 잇단 강성 발언
국민의힘 포럼 '야권 혁신과제' 강연까지
"국민의힘 합당 과정서 1대1 협상 전략"
진중권과 '철권 토크' 유튜브 진행 눈길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강경 발언과 외부 강연 참석 등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용 중도', '제3의 길'을 자처하며 행동반경을 당내로 한정했던 21대 국회 개원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대선로드맵’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대표의 두드러진 행보는 지난 8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유튜브 '철권 토크' 영상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정부여당과 '친문' 세력에 대한 맹비난이 화제가 되면서 독설가로 불리는 진 전 교수와 안 대표의 궁합이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 대표는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정부여당을 비판할 때도 수위를 조절했던 이전과는 다르게 "문재인 대통령의 눈빛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닮아간다", "청개구리 대통령" 등 종전 그답지 않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문재인 정부를 '패륜 정부'라고까지 지칭해 여권 인사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를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변한 것은 대통령 눈빛이 아니라 안 대표의 눈빛 같다. 새정치 기치 들고 국민 기대 한 몸에 받던 그 시절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충고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과의 통합론에도 힘을 싣는 듯한 행보를 보이며 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는 오는 15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주도의 '대한민국 미래 혁신포럼' 특별 강연자로 나설 예정인데, 주제가 '야권의 혁신과제'다. 해당 포럼에는 원희룡·오세훈 전 시장 등 굵직한 야권 대선 잠룡들이 초청돼 있다.
장 의원은 "안 대표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유력 대권후보"라며 "특히 외연 확장과 중도 확장을 외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포럼에서 중도층에 확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안 대표께서 강연을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일련의 언행이 이제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 스스로 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론에 선을 그은 만큼, 내년 보궐선거가 아닌 대선을 목표로 두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합당 절차 이전에 안 대표 스스로 대선 후보에 버금갈 만한 존재감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