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발생한지 100여일이 지나면서 확산은 멈추었지만 매몰지에서 발생되고 있는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이 후폭풍으로 다가오고 있다.
환경평가에 따른 매몰은 뒷전
이번 구제역으로 11개 광역시도 75개 시·군·구의 매몰지 4,467곳에 매몰된 가축 수만도 350만 마리로 ‘한국 축산업의 붕괴’라 할 만큼 전대미문의 피해규모다.
이와 함께 구제역 방재작업에 동원된 인력만 공무원, 군인, 경찰 등 44만 명에 이르고,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된 이동통제소만도 2,000여 곳에 이르렀다. 또, 공무원 8명이 순직하는 비극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구제역 피해에 따른 물적 규모는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구제역 확산은 줄고 있다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행정책임론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환경영향 평가를 뒷전으로 둔 채 매몰에만 치중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어 구제역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최대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전국의 매몰지 현장을 조사한 결과 412곳이 수질과 토양 오염이 우려돼 차수벽 설치와 배수로 정비 등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의 구제역 파동에서 치명적 실수를 증명한 셈이다. 또한 매몰지의 침출수 선정 매뉴얼에도 헛점이 제기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매뉴얼은 ‘집단가옥, 수원지, 하천 및 도로에 인접하지 않은 곳’으로 ‘사람 또는 가축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장소’라고 적시하고 있는 반면 환경부는 ‘지하수, 하천, 수원지 집단가옥으로부터 떨어진 곳’으로 정해 정부부처 간에도 혼선을 빚은 것도 원인중의 하나다.
공무원들이 구제역에 걸린 가축들을 워낙 급하게 묻다보니 바닥에 비닐도 그냥 깔고, 제대로 밀봉하지도 않아 원리적으로 샐 수밖에 없다는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밀봉이 부실한 매몰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침출수는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에 침출수를 흙으로 덮는 다지만 정작 문제는 침출수가 지하수로 스며드는 것이 문제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질에는 밑으로 불투수층이 있는데 물은 지표로 흐르는 물이 있고, 토양 밑에 있는 건수가 흐르고, 암반 밑에 물이 흐른다. 그러나 너무 오염농도가 크기 때문에 불투수층까지 뚫고 갈 수 가 있어 토양은 물론 수질오염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부실한 매몰지 조성이 수질오염의 주범
전국의 매몰지중 많은 부분이 4대강 사업지와 근접한 곳에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강상류의 인근 매몰지는 2,926곳으로 11곳은 하천과 불과 3m∼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지하수 오염을 예고하고 있다. 지하수 오염에 대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매몰지에 대한 시설이다. 정부에서 매몰지에 대한 지침서는 마련하고 전달했으나 구제역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력 및 물자, 시간부족으로 지침서 교육은 물론 살처분 매뉴얼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 큰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배수로 및 가스배출관 시설도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어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되던 시기에는 살처분 약품 등이 부족해 생매장 처리하려던 돼지가 도망치는 일이 빈번했다는 것이 현장관계자의 주장이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구제역 돼지를 매몰지가 아닌 퇴비처리장 또는 분뇨처리장으로 매몰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매몰과정에서 빚어진 매몰지의 상태도 문제다. 구제역으로 매몰된 소와 돼지는 각각 분류되어 매몰됐다. 그러나 침출수의 유출은 소의 매몰지보다 돼지의 매몰지가 크다.
소와는 다르게 돼지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매몰하게 되는데 매몰하기도 전에 돼지의 발톱으로 고강도의 비닐은 이미 다 찢겨진 채 매장되어 침출수는 지하수로 스며들어 식수오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에 따르면 침출수는 3월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완전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침출수의 온도가 오를수록 바이러스가 2배∼3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에 초기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침출수에는 식중독균과 탄저균이 있다. 보통 때 토양에 문제가 없지만 유기물에 퍼지게 되면 이 균이 압포 상태로 있다가 토양을 건들게 되면서 퍼지게 되는데 압포 상태의 머무는 시간은 100년 이상 남는다고 한다. 때문에 환경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따를 것으로 규모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치라 할 수 있다.
침출수에는 유기물로 인한 질산성질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사람이 먹게 되면 청색증이 걸리게 된다고 한다. 공학적으론 사람이 호흡하면 산소와 결합이 되어야 하는데 질산성질소이 들어오면 질소와 결합하게 되어 파랗게 되면서 산소공급이 문제를 일으키고 장기 어딘가가 부서지면서 죽게 된다는 것이다.
매몰지의 침출수 초기에는 수분, 분뇨 등이 분해되면서 침출수가 나온다.
나중에는 몸 자체가 분해되기 때문에 농도의 질이 다르다. 대부분 동물성 단백질이기에 분뇨 침출수의 여섯 배 이상의 농도를 가지고 있어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은 수질오염뿐만 아니라 토양오염도 심각한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다.
토질에 따른 매몰지가 조성됐어야
최근 경기도에서는 매몰지에 대해 침출수를 뽑아냈다. 그러나 매장량에 비해 침출수가 적게 나오거나 아예 침출수가 없다고 발표한 곳도 있다. 이는 침출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지하수 수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주간 시사뉴스 창간 23주년 389호(2월22일자 발행) 커버스토리에서 이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