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5.02 (금)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시네마돋보기

미국의 위선을 비웃다

URL복사

똑바로 살아라’ ‘말콤X’ 등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해 독설과 비판으로 정면 돌파해 뜨거운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디 시네아티스트의 선두주자 스파이크 리 감독이 이번엔 탁월한 유머 감각을 자랑한다.
기업비리의 집약체인 엔론, 월드콤 등의 사태를 보면서 탐욕과 기만이 훌륭한 통치와 사회적 책임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는 스파이크 리는 ‘그녀는 날 싫어해’를 통해 비윤리적인 기업문화와 섹스에 관한 논쟁, 그리고 미국의 위선을 풀어내고 있다. 이번 영화의 포인트는 그의 전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독기’대신 ‘유머’를 선택했다는 것.

침대에서부터 회의실까지 미국의 태도
하버드 MBA 출신으로 제약회사 중역인 존 해리는 그의 상사의 부적절한 비리를 폭로했다가 해고당한다. 밀고자로 낙인 찍혀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게 된 존은 이제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 이때 애인 파티마가 그녀의 여자친구와 함께 찾아온다. 돈을 지불할 테니 임신을 시켜달라는 것.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던 존에게 ‘수억 만 개 정자 중에 딱 2마리만 달라는 건데’라며 계속 설득하자 돈이 궁했던 존은 끝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고 아기를 원하는 여자들이 줄줄이 그를 찾기 시작한다.
2002년 미국 7대 기업에 속하던 엔론사가 내부자거래, 공모, 사기 등의 최고 경영진들의 기업적 비윤리행위가 발각돼 수백억 달러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파산 규모라는 점에서 충격적이었으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수만 명의 엔론사 직원들과 미국 시민들이 은퇴 연금으로 투자했던 엔론 주식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엔론, 월드콤, 타이코 등 거대 기업과 그 외 수 많은 중소기업들의 파산, 그리고 공무 비리는 저녁뉴스나 각종 비즈니스 섹션에 기삿거리를 제공하며 근면 성실한 미국 시민들의 직장과 힘들게 저축한 통장의 돈을 빼앗는다. 이러한 사회적 단면들이 바로 스파이크 리의 ‘그녀는 날 싫어해’의 부분이다.
그의 영화는 그 사회의 인종, 섹스, 정치에 대한 계속되는 담론의 진화를 추적하는 도표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녀는 날 싫어해’ 역시 침대에서부터 회의실까지의 윤리와 도덕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탐구하는 관례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부도덕을 꼬집는 촌철살인 유머감각
이 영화는 인종차별, 정치, 기업 비리 등을 가볍게 조소하며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톤을 유지한다. 존의 전 여자친구인 파티마를 비롯한 18명의 레즈비언들은 미모와 재력을 겸비한 성공한 비즈니스 우먼이다. 그러한 그녀들에게 단 한가지 부족한 것은 바로 완벽한 가족을 꾸리는 것. 모성애에 대한 열망과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그녀들은 섹시하고 능력 좋은 남자 존을 소개받아 선뜻 돈 만 불을 내고 동침한다. 감독은 존과 18명의 레즈비언들을 통해 섹스와 돈 거래, 나아가 미국의 위선을 위트 넘치게 풍자하고 있다.
주인공의 얼굴을 한 정자들이 난자를 향해 돌진, 수정되는 장면과 각양각색의 레즈비언들이 임신하기 위해 존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중국계 레즈비언이 아들을 낳아야 한다며 존에게 닭발을 먹이는 장면 등은 스파이크 리의 촌철살인 유머감각이 수준급임을 증명한다.
감독은 또한, 제약회사의 중역으로 회사 비리를 폭로했다가 내부고발자로 찍혀 해고당할 뿐만 아니라 자산까지 동결되는 ‘존’과 워터게이트 건물을 침입한 괴한들을 처음으로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해 워터게이트 사건을 만천하에 드러낸 계기를 마련했으나 그 후 생활이 평탄치 못한 프랭크 윌리스를 통해 미국을 구한 선량한 시민들을 ‘껌처럼 씹다 버리는’ 정부에 대해 통렬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물론 이 영화는 미국을 닮은 우리 사회에 관한 씁쓸 유쾌한 풍자로 대입해도 손색이 없다.


감독 : 배창호
배우 : 배창호, 강기화, 설원정
장터가 아직 우리 삶에서 풍요로웠던 1970년대 중반, 태석은 이십년 넘게 무거운 모루를 지고 각지의 장터를 떠도는 대장장이다. 다음 장을 향해 길을 가던 중 그는 서울에서 내려온 신영이라는 여공을 만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러 가는 길이라는 그녀는 장례식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코트에 커다란 ‘스마일’뱃지를 단,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처녀. 태석은 신영을 버스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데려가 주기로 한다. 길 위에서 태석은 줄곧 옛날을 떠올린다. 세상없이 사랑했던 그의 아내, 그녀가 있어 매번 돌아갔던 작은 초가집, 가장 절친했던 친구 득수, 그러나 그로 하여금 지난 이십여년간 집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했던 득수의 배신까지 그는 기억 속의 길을 미움과 그리움 속에 걷는다. 그리고 태석은 신영이 그 원수 같은 득수의 딸임을 알게 되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잔혹한 출근
감독 : 김태윤
배우 : 김수로, 이선균, 오광록, 고은아
착실하고 자상한 가장이자 평범한 샐러리맨 동철, 한순간 주식 투자 실패로 일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다. 사채 이자 갚는 것도 한계점에 다다른 동철, 같은 처지에 놓여있던 만호와 우여곡절 끝에 유괴를 저지른다. 잠깐 아이를 빌린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출발한 그들의 유괴행각은 자꾸만 꼬이게 되고 프로페셔널 범죄세계에선 너무나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동철은 인질에게도 쩔쩔매기만 한다. 이 때 걸려온 한통의 전화. ‘니 딸을 유괴했다! 유괴범의 딸을 유괴한 거지딸을 찾고 싶다면, 니가 한 유괴에 성공해라!’ 생계형 아마추어 유괴범이 어리버리 시작한 유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꼬일 대로 꼬인 당황스런 상황이 주는 코믹함과 과연 주인공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인가를 궁금하게 하는 긴장감이 영화를 이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최상목 부총리, 탄핵안 상정 직전 사의 표명…"국민께 죄송하게 생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야당의 탄핵안 상정에 사의를 표명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 전격 사임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오후 10시28분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공식적으로 부총리 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최상목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8시 30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소집해 최 부총리 탄핵조사보고서를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후 오후 10시32분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내란 가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내란특검법안 2차례 거부,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미임명, 미국 국채 거액투자 등으로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투표 결과 발표 직전 최 부총리가 면직됨에 따라 투표는 불성립됐다.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 부총리가 모두 사퇴함에 따라 이날 자정부터 대통령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5월, 우리가 함께 알아야 할 세계의 민주주의’ 전시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은북(eeunbook)이 오는 2025년 5월 1일부터 30일까지 광주광역시 지하철 1호선 김대중컨벤션센터역 내에서 특별 전시 ‘5월, 우리가 함께 알아야 할 세계의 민주주의’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의 개관 기념 출판 지원을 받아 완성된 책 ‘10대가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민주주의’의 원화와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와 연계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됐다. 5월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달이다. 특히 올해 5월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과 ‘2025세계인권도시포럼’이 열리는 뜻깊은 달로, 이번 전시는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민주주의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는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시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이를 지켜내려는 세계 시민들의 용기와 연대의 모습을 다채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5월, 광주를 찾는다면 꼭 들러보자.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오피니언

더보기